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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기대했는데 하루만에 잘려”…‘추석알바’의 눈물

추석 연휴,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잘린 단기 아르바이트생들이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 연합뉴스

 

추석 연휴 전 1∼2주 동안 평균보다 높은 시급을 받으며 일하는 추석 단기 아르바이트가 인기를 끌었다.

알바몬 등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에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단기 아르바이트 직원을 찾는 글이 하루에 100건 넘게 올라왔다. 8월 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알바몬 '추석 알바 채용관' 게시판에 올라온 구인 글만 3천350여개에 달했다.

하지만 부당해고를 당하거나 1주일간 빠짐없이 일했을 때 유급휴가 대신 받는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등 부당대우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생들도 '단기 기간제근로자'에 속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다. 채용될 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고 주휴수당도 지급받을 수 있지만 이를 아는 이가 많지 않다.

지난 3년간 명절마다 시음·판촉행사 등의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선민(28·여) 씨는 "명절 아르바이트는 단기간에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어 선호한다"며 "근로계약서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고 2주간 매일 일했어도 주휴수당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부당해고나 임금체납 등 억울한 일을 겪는 사례가 속출했다.

우모(23) 씨는 지난 설 연휴기간 한 대형할인점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지만 올 추석은 포기했다. 시간당 7천원을 받고 2주간 김 선물세트를 판매하기로 업체 측과 구두 계약을 하고 일을 시작했지만 하루 만에 잘린 악몽이 있기 때문이다. 판매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였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회원들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근로계약서 요구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해고한 사용자의 처벌과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씨는 "고향에 내려가지도 못한 채 출근했는데 하루 만에 잘려 억울했다"며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아 임금도 받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아르바이트생은 '파리 목숨' 신세다. 서면절차를 거치고 정당한 이유에 따라 해고해야 하지만 업체는 관행 핑계를 대며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쉽게 해고하고 임금을 체불하는 경우도 많다. 

대형할인점에서 추석선물세트 판매 이벤트를 진행하는 대행사 관계자는 "단기간에 매출 신장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실적이 크게 떨어지면 '자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실정에도 고용 당국은 "짧은 기간 일일이 단속할 수는 없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0일 "주요 아르바이트 장소인 주유소와 편의점 등에 대해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열흘간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집중 지도했다"며 "연휴기간 짧게 이뤄지는 아르바이트는 실시간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부당해고됐을 때는 통상 지방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 복직할 수 있지만 단기 아르바이트는 이미 계약기간이 종료된 경우가 많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주휴수당·임금 체불을 겪으면 퇴직 14일 후 노동청에 진정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는 단기라도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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