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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매뉴얼 안지키면 주먹으로 머리 맞는다" 재벌 갑질 파문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 수행 기사들이 지켜야 하는 140페이지짜리 갑질 문건이 세상에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현대 비앤지스틸 홈페이지 캡쳐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연일 재벌가 오너들의 '갑질 파문'이 발생하는 가운데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의 '갑질 문건'이 폭로됐다.

 

8일 노컷뉴스는 A4로 140페이지에 달하는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의 갑질 문건을 세상에 폭로했다.

 

해당 문건은 정 사장의 수행기사들이 참고하도록 만들어졌으며 아침에 모닝콜을 하는 법부터 시작해 하루 일과동안 지켜야 할 매뉴얼을 빼곡히 적어놨다.

 

이 매뉴얼대로 하지 못하면 정 사장은 수행기사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벌점을 매겨 감봉하기까지 했다고 전 수행비서들은 폭로했다.

 

문건에 따르면 모닝콜은 정 사장이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한다. 정 사장의 속옷과 양말, 운동복을 어떻게 접어서 가방 어느 주머니에 넣어야 할지에 대한 매뉴얼도 정해져 있다.

 

정 사장은 "다른데 넣으면 맞는다"라고 말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정 사장을 수행했던 A씨는 "'야 이 X끼야'라는 욕설은 그 자체로 호명이었다"라며 "정 사장이 권투를 해서 맞으면 정말 아픈데 정 사장이 머리를 주먹으로 2~30대씩 때릴 때도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배드민턴에 관한 부분은 30장에 이른다. A씨는 "지정된 위치에서 대기하다 배드민턴 채를 받아 잽싸게 나르지 않으면 맞는다"라고 설명했다.

 

더욱 힘든 것은 이같은 사소한 매뉴얼을 지키지 않을 때마다 벌점을 매겨 감봉을 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전 수행비서 B씨는 "재벌가 갑질 파문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최근 폭행은 좀 잦아들었고 대신 감봉제를 더 많이 활용한다"며 정 사장의 갑질을 폭로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