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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징역 5년' 구형한 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손 떨며 10분간 이어간 '최후 진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10분간 최후진술을 이어가며 선처를 호소했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검찰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당한 합병을 지시·승인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이날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합병과 관련해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면서 "부디 저희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지난 17일 이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박정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10분간 최후 진술을 했다.


최후 진술 마지막 부분에서 원고를 쥔 이 회장의 손이 떨리는 모습이었고, 목이 멘 듯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이 회장 등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관리하고 각종 부정 거래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미전실 주도로 이런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오늘까지 106차례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일들과 목소리들을 보다 세밀하게 보고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어쩌다 일이 이렇게 엉켜버렸을가 하는 자책도 하고 때로는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며 "저와 삼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은 훨씬 높고 엄격한데 미처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절감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그는 "대한민국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더 높고 엄격한 기준으로 임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많이 부족했다"며 "중요한 일을 처리하면서 더욱 신중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자책했다.


다만 이 회장은 "지금 세계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시장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다"며 "그래서 저는 오래전부터 사업의 선택과 집중, 신사업·신기술 투자, 인수합병을 통한 보완, 지배구조 투명화를 통해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두 회사의 합병도 그런 흐름 속에서 추진됐던 것"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내가 외국 경영자, 주요 주주들, 투자기관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 재판 과정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오해되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고 허무하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기업가로서 지속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창출하고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기본적 책무가 있다"며 "부디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선대 회장들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병철 회장님이 창업하고 이건희 회장님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신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 등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합병 이후 회계처리 기준을 자산 4조 5000억원 상당을 과다 계상했다고 본다. 


선고는 내년 1월 26일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