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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인'으로 불린 김남조 시인 별세...향년 96세

사랑을 노래한 시인 김남조 원로가 10일 오전 96세 나이로 별세했다.

인사이트김남조 시인.(구상선생기념사업회 제공)/ 뉴스 1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사랑을 노래한 여성 대표 시인 김남조 원로가 10일 오전 96세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1927년 경북 대구 출신으로 194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재학 중 연합신문에 시 '잔상', 서울대 시보에 시 '성수'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목숨', '사랑초서', '바람세례' '귀중한 오늘'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며 사랑과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써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숙명여대 교수, 한국시인협회장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장, 한국방송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1993년 국민훈장 모란장, 1996년 대한민국예술원 문학 부문예술원상, 1998년 은관문화훈장, 2007년 만해대상 등을 받았다.



​ 목숨        
              -김남조


아직 목숨을 목숨이라고 할 수 있는가

꼭 눈을 뽑힌 것처럼 불쌍한

사람과 가축과 신작로와 정든 장독까지

누구 가랑잎 아닌 사람이 없고

누구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고

불붙은 서울에서

금방 오무려 연꽃처럼 죽어갈 지구를 붙잡고

살면서 배운 가장 욕심없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반만년 유구한 세월에

가슴 틀어박고 매아미처럼 목태우다 태우다

끝내 헛되이 숨져간 이건

그 모두 하늘이 낸 선천(先天)의 벌족(罰族)이더라도

돌멩이처럼 어느 산야에고 굴러

그래도 죽지만 않는

그러한 목숨을 갖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