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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월급은 안 주면서 법카로 '보톡스·자녀PT'까지 결제한 대기업 회장님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있는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2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뉴스1] 한병찬, 이비슬 기자 = 허위 공시로 주가를 띄워 285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자녀의 코로나19 검사 비용은 물론 모친의 생일 뷔페, 자신의 피부 시술 등에 회삿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법무부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김 회장 공소장에 따르면 김 회장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110회에 걸쳐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비용은 약 9785만원에 달했다.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김 회장의 법인카드 지출내역은 다소 충격적이다. 김 회장은 가족들과 리조트에서 사용한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은 물론 △자신의 염색 및 두피관리, 보톡스 및 리프팅 시술 △배우자의 파리 항공권 △모친의 생일 호텔 뷔페 및 제주 항공권, 병원 진료비 △자녀의 첼로 구입 및 스포츠센터 PT 비용까지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인사이트뉴스1


검찰은 김 회장이 직원 급여도 지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회사 사정이 나쁜데도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봤다.


공소장에는 2020년 김 회장이 자금난으로 7600만원 상당의 호텔 회원권을 더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되자, 이를 회사가 구입하도록 해 자신과 아내 이름을 사용자로 기재했다는 정황도 적시됐다.


김 회장은 2021년 6월쯤 자신의 법인 차량으로 벤츠 마이바흐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아내를 위해 포르쉐 타이칸 전기차를 회삿돈으로 빌려 846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 포르쉐용 전기 충전기(140만원)까지 회사 비용으로 설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허위 공시로 주가를 띄워 약 300억원에 달하는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김 회장을 지난 14일 구속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8년 콜센터 운영대행업체인 한국코퍼레이션의 유상증자 대금을 빌린 돈으로 내면서 이 사실을 숨기고 바이오사업 진출 관련 허위 공시 등 투자받은 돈으로 낸 것처럼 꾸며 285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한국코퍼레이션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것을 우려해 이를 회피하고 주가 하락 시에 있을 강제 반대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바이오사를 양도하고 그 양도대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사채자금 변제를 위해 회사 자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또 바이오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가치가 희박한 비상장사 주식을 한국코퍼레이션이 211억원에 매수하도록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회사와 무관한 제3자의 투자로 외부에서 새로운 자금으로 투자된 것처럼 투자자에게 호재로 오인케 함과 동시에 실질적으로 바이오사업을 진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상당한 가치가 있는 바이오사업에 진출하는 것 같은 외관을 형성해 경영권을 유지하는 부정한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였던 한국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월 상장폐지 결정됐지만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으로 거래 정지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임직원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채 회생절차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