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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이 성병 예방을 돕는다더니"...알고보니 오히려 성병확률 더 증가한다

성병을 예방하기 위해 한다는 포경 수술에 대한 지식이 최근 발표된 논문에 의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덴마크 남성 4분의 1이 참가한 대규모 연구...2021년 발표된 포경 수술 관련 논문,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꿨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우리나라 남성 대부분은 어릴 적 포경 수술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포경 수술한 사람이 오히려 성병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와 눈길이 쏠리고 있다.


2021년 9월 26일 포경 수술과 관련한 최대·최장기 규모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덴마크 국가질병연구소(Statens Serum Institut) 모르텐 프리쉬(Morten Frisch) 박사가 쓴 '유아와 소년기의 비치료적 남성 포경 수술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그리고 기타 성병의 위험: 덴마크의 국가적 코호트 연구'라는 긴 제목의 논문이다.


해당 논문은 유럽전염병학저널(Journal of European Epidemiology)에 실렸다. 이 논문에는 앞으로 포경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에는 무슬림을 제외한 덴마크 성인 약 81만 명이 참가했다. 덴마크 남자 인구가 290만 명이니, 전체 4분의 1이 넘는 사람을 추적한 대규모 연구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포경 수술한 사람이 수술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성병 위험이 무려 53%나 높아...연구진 "유의미하게 높았다"


연구는 1977년생부터 2003년생까지 포경 수술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 최대 36년간 추적했다. 연구 목표는 포경 수술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 중 누가 에이즈와 성병에 취약한지를 밝혀내기 위함이었다. 포경 수술을 받은 사람은 3378명으로 연구에 참가한 인원 0.42%에 해당했다. 


연구 결과, 포경 수술한 남성이 하지 않은 남성보다 성병 위험이 무려 53%나 높았다. 항문생식기 사마귀는 1.51배 높았고, 임질은 2.3배, 매독은 3.32배나 높았다.


연구진은 포경 수술한 남성이 표피가 온전한 남성보다 위험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했다. 에이즈 바이러스(HIV)와 관련해서는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000년 기준, 우리나라 17~19세 남자를 조사한 논문을 보면 95.2%가 포경 수술을 했다. 해당 수치는 당시 고등학교 취학률보다 높은 수치다. 포경 수술을 하면 이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포경 수술을 '의무'처럼 여긴 걸까.


포경수술바로알기연구회 회장인 김대식 울산과학기술원 특훈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포경 수술을 의무처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유대인의 영향력과 의료계의 잘못된 주장으로 포경수술이 널리 시행된 미국의 문화가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으로 넘어"고 말했다.


갖은 성병을 예방한다고 알려진 포경 수술, 이제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면 지식이 바뀌고, 지식이 바뀌면 행동도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