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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초코우유도, 내 첫직장도 사라진다"...누리꾼 울린 '푸르밀' 직원의 퇴사 소감

푸르밀이 전직원을 대상으로 해고 통보를 알린 가운데 내부 직원의 속마음이 드러났다.

인사이트Facebook '푸르밀'


푸르밀, 사업 종료로 전 직원들에게 '해고 통보'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가나초코우유 등을 생산하는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와 전 직원 대상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그런 가운데 푸르밀 직원이 "저희 제품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고마움을 표한 글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17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금까지 푸르밀 제품을 사랑해주셨던 분들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이 소개됐다.


인사이트블라인드


글쓴이 A씨는 "푸르밀은 나의 첫 직장이다. 그리고 이곳은 곧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릴 때 마시던 검은콩 우유, 엄마가 마트 다녀오실 때마다 사오셨던 비피더스, 기분이 울적한 날마다 자신을 위로해줬던 가나초코우유 등을 언급하며 "이런 건 누가 만드는 걸까 늘 궁금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아닌 관리자로 나의 추억과 애정이 담긴 제품을 다룬다는 게 설렜기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입사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 이리저리 치이며 버티다 결국 문을 닫는 회사에 대해 "참 많이 아쉽고 슬프다"


하지만 A씨는 회사에 재직하며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상상하던 회사 모습이 아니었다"며 "잘나가던 제품도 몇 년째 매출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윗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졌고 직원들의 사기와 의욕도 점차 낮아졌다"고 했다.


그러다 "이리저리 치이며 버티고 버티다 결국 문을 닫는다"며 사업 종료에 대해 "참 많이 아쉽고 슬프다"고 고백했다.


인사이트푸르밀


A씨, "수많은 소비자들의 손길을 가슴 한켠에 오래 남기겠다"


A씨는 "우리 회사가 사라진다는 소문이 언제 퍼졌는지 아쉬워하는 사람들, 대량 구매하는 사람들을 여기서 볼 수 있었다"며 "관리자로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아쉽고 속상한 건 우리 직원들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추억이었다'고 말해주는 소비자님들, 지금까지 푸르밀 제품을 사랑해 줘서 참 고맙습니다"라 인사했다.


말미에는 "제품들은 곧 세상에서 사라지지만 우리 제품에 담긴 개개인의 추억은 오래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 역시 "수많은 소비자들의 손길을 가슴 한켠에 오래 남기겠다"고 했다.


내부 직원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부 직원들 어떡해", "내가 다 슬프냐", "이렇게 추억이 하나 사라지네" 라며 A씨를 위로하며 푸르밀의 사업 종료를 아쉬워했다.


인사이트푸르밀


한편 푸르밀은 1978년 4월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하는 기업이다.


2009년에는 사명을 롯데우유에서 푸르밀로 교체했다. 분사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했다. 지난해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경영에 나서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렸으나 부진을 거듭하며 결국 사업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푸르밀은 한때 사업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LG생활건강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일각에서는 아예 종료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푸르밀의 대표 제품으로는 '가나초코우유',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 '바나나킥 우유' 등이 있다.


인사이트푸르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