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싼타페 ‘연비 과장’ 과징금 봐주나


ⓒ싼타페 홈페이지


현대차 싼타페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의 연비를 검증한 국토교통부가 이들 차량의 연비에 대해 '부적합'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정부가 제작사를 편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23일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을 포함해 몇 가지 안이 있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부처 협의를 더 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 관계자는 "법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돼 있지 의무사항은 아니다"면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검사 방법과 절차에 차이가 있는 만큼 최종적으로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과징금 부과를 주저하는 것은 연비 검증을 함께한 산업부와의 이견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2차례에 걸친 국토부 조사에서 싼타페와 코란도스포츠 모두 실제연비(복합연비 기준)가 제작사 신고연비보다 오차범위 5% 초과해 낮게 나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싼타페는 지난해 실제연비가 신고연비보다 8.3% 낮았고 제작사의 반발로 올해 벌인 재조사에서는 6∼7%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산업부가 실시한 싼타페 연비 조사에서는 도심 연비는 오차범위를 벗어났지만 도심 연비와 고속도로 연비를 합친 복합연비는 오차범위 이내로 나타났다.

국토부와 산업부의 조사 결과가 각각 '부적합'과 '적합'으로 다르다는 논란이 이는 대목이다.

산업부는 국토부 규정대로 복합연비를 기준으로 해서 자체 조사가 '적합'이라고 주장하지만 국토부는 이와 반대로 산업부 규정에 따라 '부적합'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맞서 엇갈린다.

산업부 측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올해 한 연비 재검증은 국토부 주관이므로 최종 판단은 국토부가 하는 것"이라면서 국토부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연비 재조사를 시작했을 때는 부적합 결과가 확정되면 소비자 피해액을 산출해 제작사에 보상을 권고하고 최대 10억원(판매금액의 1천분의 1)의 과징금도 부과할 계획이었지만 제작사의 반발과 관계 부처의 반대로 입장이 후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 부처의 연비 검증을 중재한 기획재정부 역시 국토부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연비 과장과 관련한 보상 규정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이번에는 제작사에 소비자 보상을 명령하지는 않되 앞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해 보상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소비자 단체 등은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가 과징금도 매기지 않고 조사 결과만 발표하면 제작사에 면죄부만 주는 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YMCA 자동차안전센터 성수현 간사는 "정부가 소비자는 생각하지 않고 제작사 사정만 봐주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면서 정부가 조사 결과를 조속히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현대차 측은 연비 과장 논란에 대해 "정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정부는 26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연비 재검증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국토부 주도로 이뤄졌으므로 국토부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발표하거나 국토부와 산업부의 조사 결과를 따로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밝힌 바 있는 자동차 연비 검증의 국토부 일원화 방침도 이날 같이 공식 발표된다. 연비 검증 기준은 대체로 국토부의 기준으로 통일돼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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