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지치고 힘든 명절 집안일 '가정 서비스 로봇'이 대신 해주는 시대 곧 온다

일상 생활 속에서 사람 대신 가사 노동을 하거나 필요한 일을 제안하며 삶을 관리해주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문창석 기자 = 일상 생활 속에서 사람 대신 가사 노동을 하거나 필요한 일을 제안하며 삶을 관리해주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삼성·LG 등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까지 기술 개발에 뛰어들면서 조만간 일반 가정에서도 로봇과 함께 하는 삶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많이 쓰이는 로봇은 공장 등 생산시설의 고정된 라인 위에서 정해진 길을 움직이며 특정 동작만 수행하도록 설계된 '산업용 로봇'이다. 공정의 효율성은 높일 수 있지만, 단순 작업을 반복하도록 설계된 것이기에 매우 통제된 환경에서만 작동하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일상 생활에서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서비스 로봇'이 떠오르고 있다. 이는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오감(五感)에 해당하는 센서·5G 등의 기술이 급격히 발전한 데 따른 결과다. 이를 통해 청소부터 물건 정리, 요리, 보안, 장애인 케어, 엔터테인먼트 등 가정에서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며 인간의 일을 돕거나 대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로봇 특허출원 수에서도 읽을 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가사 서비스용 로봇 관련 특허출원의 2016~2020년 5년간 평균은 216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5년인 2011~2015년(109건)과 비교해 연평균 1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단순 청소로봇 관련 특허출원이 대다수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 5년 동안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교감하고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관련 특허 출원이 전체의 3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22'에선 서비스 로봇이 머지 않아 현실이 될 것이라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일을 대신해주는 'AI 아바타'와 인터랙션 로봇인 '봇 아이(Bot i)', 가사 보조 로봇인 '봇 핸디(Bot Handy)'를 공개했다. AI 아바타가 집안에서 위치가 바뀌는 사람을 따라다니며 필요한 일을 제안하고, 사용자가 피드백을 주면 봇 아이와 봇 핸디에 명령을 내려 사용자를 물리적으로 돕게 하는 구조다.


당시 현장 시연에서 AI 아바타의 지시를 받은 봇 아이는 사용자를 도와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봇 핸디는 투명한 유리컵을 능숙하게 들어 옮기면서 저녁식사 준비를 도왔다. 가상 세계의 아바타와 현실 세계의 로봇이 서로 연결돼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문·결제·서빙을 하는 '봇 서빙'과 고객을 응대하는 '봇 가이드', 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인 '젬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을 신설한 삼성전자는 1년도 채 안 된 그 해 12월 TF를 정식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며 로봇 산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해 조만간 수익 창출이 가능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에 자사의 로봇 시리즈를 양산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인사이트대구 도시철도 1호선 상인역에서 한 시민이 LG전자 안내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LG CLOi GuideBot)를 통해 노선도를 확인하고 있다. / 사진=LG전자


신성장동력으로 로봇을 점찍은 LG전자도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ES에서 LG전자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사용자에게 정보를 안내하는 '클로이 가이드봇'과 음식 등을 배달하는 '클로이 서브봇', 실내외 통합배송로봇 등을 소개했다.


이들 로봇은 이미 식당과 호텔 등 실생활에서 쓰이고 있다. 대구시 지하철에선 가이드봇이 고객에게 운임·노선 등 정보와 역사 내 주요 시설을 안내하고 있으며 백화점·대학·경마공원·모델하우스 등 운영되는 곳이 다양하다. 서브봇도 식당·편의점·리조트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됐다. 생활가전에 강점이 있는 LG전자는 궁극적으로는 가전과 연결되는 가정용 로봇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기업들도 가정용 서비스 로봇의 사업화에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이 예약판매를 시작한 '아스트로(Astro)'는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니터링해 이상 상황이 생기면 알람을 울리고 다른 방으로 물건을 옮기며 음성인식을 통해 전화·메시지 송신도 할 수 있다. 테슬라도 사람처럼 자율보행으로 움직이며 짐을 운반하는 '테슬라 봇' 시제품을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 먼 미래가 아니라 2~3년 후에는 본격적으로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로봇연맹(IFR)은 2019년 46억달러(약 5조6000억원)였던 가정용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2023년에는 115억달러(약 14조원)로 연평균 35.7%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업들의 자본이 모이기 시작했다"며 "자본이 기술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로봇의 성장과 무인화 시장의 미래는 훨씬 더 빠른 기술의 융복합과 함께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