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닛 긁혀 도색한 '헌 차'를 새 차로 둔갑해 판매한 벤츠

인사이트뉴스1


[뉴스1] 이수민 기자 = 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딜러사가 하자 수리된 차량을 신차로 둔갑시켜 고객에게 판매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 A씨(47·여)는 지난 6월12일 광주 서구 B모터스 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전시장에서 벤츠 C클래스 200을 신차로 구매해 인도받았다.


A씨는 차량을 타고 다닌 지 두 달쯤 지났을 무렵 지인의 자녀가 실수로 보닛 부분에 흠집을 내 갑작스레 도색을 하게 됐다.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 측에 전화해 문의한 결과 보닛 전체를 도색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전체를 도색하는 것은 번거롭겠다는 생각에 부분 도색이 가능한 인근 사설 매장을 찾았다.


차를 맡기고 몇 시간 뒤. A씨는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고객님 신차 구매하신 거 맞아요? 이거 새 차 아닌 것 같은데…. 이미 차량에 도색을 한번 한 흔적이 있어요."


"예? 제 차가요? 그거 나온 지 겨우 두 달 된 새 차예요. 말도 안 돼요."


사설 도색업체는 "통상적으로 운송 과정에서 스크래치가 생기거나 하면 새로 도장을 해서 파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쪽으로 좀 확인해보라"고 조언했다.


'새 차인 줄 알고 벤츠를 구매했는데 도색한 차'라는 말을 들은 A씨는 지난달 30일 차량을 구매한 B모터스를 찾아 이 내용을 전달한 후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B모터스 측 관계자는 도색을 한 차량을 속여 판매한 적이 없다며 전산 자료를 증거로 내놨다. 관계자가 내놓은 자료에는 도색에 관한 기록이 전혀 없었다.


A씨는 믿을 수 없다며 다시 한번 전문가의 감정을 의뢰했고 관계자와 함께 인근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인 소촌 센터로 차량을 옮겼다.


공식 서비스센터의 말은 B모터스 관계자의 설명과 달랐다. 차량에 분명히 도색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그제야 B모터스 측도 도색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어떤 과정에서 도색 작업이 이뤄졌고 그 사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운송 과정에서 스크래치가 생겨서 도색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답이 없고 누가 탔던 것이냐 물어도 마찬가지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는 "벤츠 측은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해주고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사기 판매로 고객을 기만해놓고 되려 뻔뻔하게 입을 다물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제는 내 차가 누가 타던 '중고'는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벤츠라는 이름값을 보고 선택했는데 모든 신뢰 관계가 사라져 버렸다. 어떤 보상을 원하냐고 묻길래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했더니 그건 안 된다고 하더라. 내가 원하는 것은 교환이나 환불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스1> 측은 B모터스 광주전시장에 수차례 답변을 요청했지만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하자 수리를 한 벤츠가 신차로 둔갑해 판매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시 갑)에 따르면 국내 벤츠 공식 딜러사 중 하나인 C사는 지난 2018년 벤츠를 구매한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기 전 하자가 발생해 수리한 벤츠 차량 1300대를 신차인 것처럼 속여 판매했다.


A씨가 차량을 구매한 B모터스 메르세데스 벤츠 광주전시장 역시 C사의 계열사 중 하나다.


C사는 "출고 전 하자수리 사실이 고객에게 제대로 고지되지 않고 있는 잘못을 발견했다"며 "이런 문제로 고객께서 받으셨을 허탈감과 상실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공개 사과했다.


소병훈 의원은 "C사는 해당사항을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정한 자동차 관리법 제8조의2를 위반했기 때문에 대당 100만원씩 최대 13억원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며 "하지만 과태료 부과권한이 있는 국토부가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해당 과태료는 현재까지 3년간 부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행법은 자동차가 반품된 이력이 있거나 고객에게 인도되기 전 하자 발생으로 인해 수리한 이력이 있는 경우 자동차 제작자 또는 판매자가 해당 사실을 구매자에게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 정부가 이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절차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결국 3년간 과태료 누락은 입법적 불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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