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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삼성전자·네이버' 등 비싼 주식도 100원어치만 살 수 있다

내년 3분기 중에는 국내 주식도 비트코인처럼 소수단위로 매매할 수 있게 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스1] 강은성 기자 = 내년 3분기 중에는 삼성전자나 네이버 등 국내 주식도 비트코인처럼 소수단위로 매매할 수 있게 된다. 현재 41만원인 네이버를 4만1000원 내고 0.1주만 구매하거나, 혹은 삼성전자 주식을 1만원 어치(0.1328주)만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수점 지분에 대한 배당금도 소수점 단위로 나눠받을 수 있다.


12일 금융위원회는 국내 및 해외 주식거래에서 소수거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소수단위 거래를 위한 별도 인프라를 구축하고 희망하는 증권사가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시행 시점은 해외주식의 경우 연내, 국내주식은 내년 3분기 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올해 10월~11월 중 예탁결제원이 서비스 제공을 희망하는 증권사와 함께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해 금융위로부터 지정을 받으면 세부 제도설계, 전산구축 및 테스트 등 소요시간을 고려해 해외주식은 올해 중, 국내주식은 내년 3분기 중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실시간 거래는 불가능…하루 1~2차례 소수점 거래 전망


국내 주식은 신탁제도(수익증권발행신탁)를 활용해 '온주'(온전한 1개의 주식)를 여러 개의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방식으로 소수단위 거래가 이뤄진다.


소수단위 거래를 위해 증권사는 투자자의 소수단위 주식주문을 취합해 온주를 만들어 증권사 명의로 한국거래소에 호가를 제출하고, 예탁결제원이 증권사로부터 온주단위 주식을 신탁받아 수익증권을 발행하면 투자자는 주문수량에 따라 수익증권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소수점 거래가 이뤄진다.


그동안 국내 주식은 상법에 명시된 '주식불가분 원칙'(하나의 주식을 여러개로 쪼갤 수 없다)에 따라 소수단위 주식거래를 할 수 없었다. 각 증권사는 물론 예탁결제원 등 모든 증권거래, 예탁결제 인프라가 '온주' 단위로만 설계된 것도 소수거래 시행의 발목을 잡았다.


소수단위 거래는 신탁방식이기 때문에 실시간 거래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루에 1~2회 정도의 거래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 시장에선 스켈핑(초단타 매매기법)까지 소수점 거래가 가능하지만 주식은 투자자가 A사 주식을 0.1주 구매했을 때 증권사가 보유 지분 0.9주를 채워 1주의 '온주'를 만들고 이를 예탁결제원에 신탁해 투자자들이 쪼개진 수익증권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시간 거래가 어렵다.


실시간 거래까지 가능한 '완전한 소수단위 거래'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상법과 자본시장법을 모두 개정해야하는데 법 개정 과정에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까지 소요된다. 따라서 신탁 방식은 현재 제도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인 셈이다.


취득하는 주식이 엄연한 '보통주'임에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해외주식거래의 경우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이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소수점 거래를 임시로 제공했는데, 앞으로는 모든 증권사가 전산 개발과 함께 관련 절차만 밟으면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소수단위 거래는 최대 소수점이하 6자리까지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임시허가를 통해 해외 소수점 거래를 지원하는 증권사의 경우 소수점 이하 6자리까지 매매를 지원하고 있는데 국내 주식 거래도 이같은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2030 주린이 수혜…증권업계 환영


소수단위 거래는 국내 투자자들, 특히 '주린이'라 불리는 2030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효용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해 주식시장 신규고객 중 절반이 2030세대인데, 특징을 보면 투자액수가 적고 수익률이 낮다는 점"이라면서 "국내 시가총액 20위 중 17개 종목이 10만원이 넘는 고액종목으로 이 종목의 수익률은 63%에 달함에도 새로 진입한 신규고객들의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결국 시총 상위 종목에 신규 고객들이 접근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고액 종목은 '큰손'들이 접근하고, 이를 통해 매우 높은 수익을 내는 반면 소액 투자자들은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테마주나 급등주를 쫓다 손실을 입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면서 "소수점 거래가 시행된다면 소액투자자들도 고액 우량 종목에 큰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고 분산투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권업계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당국의 국내외 주식 소수점 거래 허용안을 매우 환영하며 이번 제도 개선을 발판삼아 누구나 소액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새로운 문화를 확산하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