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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올리고 멋대로 자동결제…음원업체 '철퇴'

매달 자동 결제하는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인 공지를 하고 요금을 올려받은 인터넷 음원 스트리밍 업체가 시정명령을 받자 소송을 냈지만 졌다.


 

"가격 인상 공지가 담긴 이메일을 안 본 이용자는 어떻게 합니까"(재판부)

 

"요새 이메일을 안 보는 사람도 있습니까?"(엠넷)

 

"이메일 주소를 여러 개 쓰면서 몇 달 만에 들어가 보는 사람도 있는데…그때야 가격 인상을 알게 된 소비자는 어떻게 합니까"(재판부)

 

매달 자동 결제하는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인 공지를 하고 요금을 올려받은 인터넷 음원 스트리밍 업체가 시정명령을 받자 소송을 냈지만 졌다.

 

서울고법 행정7부(황병하 부장판사)는 엠넷을 운영하는 CJ E&M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월 정액 스트리밍 상품을 파는 엠넷은 지난해 1월 장기 자동결제 이용 회원의 요금을 최대 83% 인상하기로 했다. 엠넷은 해당 회원의 이메일로 가격 인상을 두 차례 공지했다. 웹사이트 관련 공지를 띄웠다.

 

그러나 회원에게 가격이 올라도 결제를 계속할지는 여부를 묻지 않았다.

 

가격 인상 첫 달 자동결제 회원 10만2천300여명에게 7억7천417만원을 받았다. 이메일이나 공지사항을 못 본 회원은 자기도 모르게 비싼 가격을 냈다.

 

이런 행태는 엠넷 만의 일이 아니었다. 업계 1위인 멜론은 물론 소리바다 역시 비슷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이들 세 업체에 "인상 가격 동의 여부를 선택하는 절차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업체들은 "기존 계약 조건의 일부 변경이라 별도 동의가 없어도 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엠넷이 낸 소송에서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자동결제는 기존 계약조건의 유지를 전제로 한다"며 새로 바뀐 조건에서 결제창을 새로 띄우는 등 재계약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한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이메일 고지는 가격변동을 안내하는 호의적 행위일 뿐 계약의 구속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방적인 가격 인상으로 일부 회원이 원치 않는 구매를 하게 되는 등 소비자 권익이 침해됐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법원은 이달 7일 멜론, 23일 소리바다가 낸 소송의 선고를 한다. 이들 업체는 스트리밍 시장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다. 총 이용자는 1천만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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