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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안창림 "귀화 거절 후회 없다···국적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명 걸고 지킨 것"

재일교포 3세인 남자 유도의 간판 안창림(27·필룩스)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의미 있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이재상 기자 = 재일교포 3세인 남자 유도의 간판 안창림(27·필룩스)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의미 있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안창림은 26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대회 남자 유도 73㎏급 동메달결정전에서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을 상대, 3분53초 만에 업어치기 절반 승리를 거뒀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16강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그는 비록 결승 무대를 밟진 못했으나 유종의 미를 거두며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창림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후회는 없다"며 "오늘을 위해 1%라도 능력이 향상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 다만 (준결승 패배는)납득할 수 없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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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가 펼쳐진 무도관은 안창림에게도 의미있는 장소였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교포 3세다. 어릴 때부터 유도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2013년 전일본대학유도선수권을 제패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정상에 올랐던 장소가 바로 도쿄 올림픽이 열린 무도관이다.


일본의 귀화 제안을 뿌리치고 2014년 2월 용인대로 편입한 안창림은 익숙했던 장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땀을 쏟았고, 기어이 메달을 수확했다.


특별한 장소에 섰던 그는 '재일교포'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인사이트뉴스1


안창림은 "모든 정신적인 기반은 재일교포 사회서 나왔다"고 강조한 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재일교포 사회와 소속사인 필룩스 회장님, 대한유도회, (개인후원사인)OK금융그룹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재일교포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재일교포로 성장한 안창림은 그 동안 여러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그는 "재일교포라는 것이 어려운 입장"이라며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이라고 하고, 한국에 가면 일본 사람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메달을 따서 조금이라도 재일교포의 입장을 이해해주시는 분이 생기면 행복할 것이다. 내 모습을 보고 용기 내서 재일교포 운동선수들이 또는 어린 아이들이 큰 일을 하면 행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가 펼쳐졌던 '무도관'에 대한 의미를 묻자 그는 비교적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인사이트뉴스1


안창림은 "일본서 유도를 배워서 영광스러운 장소지만 경기에서는 그런 감정을 싹 버렸다. 기계적으로 경기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조금 민감할 수 있는 '귀화'에 대한 이야기도 안창림은 망설임이 없었다.


그는 "이야기가 잘못 전해진 것이 (2014년에)일본유도회의 권유는 아니었고 당시 대학교 감독님이 귀화를 이야기 했다. 그분이 현재 일본 여자 대표팀 감독이다 보니 이야기가 헷갈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안창림은 "(귀화 거절을)후회는 안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명을 걸고 국적을 지켰다. 그것을 잊을 수 없다. 후회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사이트뉴스1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안창림은 기쁨과 아쉬움이 동시에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정말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동메달이지만 내게 맞는 결과였다. 다만 (준결승전 패배가)납득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창림은 준결승에서 조지아 선수를 상대로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를 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안창림을 지도한 송대남 대표팀 코치는 "결과는 받아들여야 하지만 러시아 심판이었기 때문에…"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숙적이자 라이벌인 오노 쇼헤이(일본)와의 맞대결이 무산된 것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안창림은 오노를 상대로 6전 전패로 밀렸고, 이번 대회 설욕을 노렸지만 아쉽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오노는 이번 대회서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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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림은 "오노를 이기는 것인 목표가 아니었고 올림픽 금메달이 목표였다. 오노와 못해서 아쉽지는 않고, 금메달을 못 딴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동메달을 땄지만 승부욕이 불타는 안창림이다.


그는 시상대에 올림픽 무대서 태극기가 올라가는 소감을 묻자 주저 없이 "정상(금메달)이 아니기 때문에 별 감정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안창림은 그를 항상 지지해준 가족들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부모님께서 하고 싶은 것을 다 시켜주셨다"면서 "(오늘)결과는 원하는 대로 안 나왔지만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안창림은 "아직 단체전이 남았다"며 "그것까지 잘 마무리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