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블랙리스트' 진짜 있었다

 

인사이트마켓컬리 장지물류센터 모습 / 뉴스1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마켓컬리가 일용직 노동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일감을 주지 않는 등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자를 현장에서 솎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서류는 대행업체에 전달돼 순식간에 퍼졌다.


6일 경향신문은 장보기 애플리케이션 마켓컬리 측이 '블랙' 처리할 노동자를 골라 협력업체와 공유해 일감을 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약 5개 이상의 대행업체가 리스트에 오른 노동자의 개인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A(29) 씨는 자신이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그는 냉장, 냉동 센터에서 주문 상품을 꺼내고 포장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A씨는 자신이 사 측 눈밖에 나지 않도록 노력했으나 월 1월 6일부터 일감이 끊겼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부터였다. 지난해 12월 두통과 코로나19 선별검사를 위해 조퇴를 한 게 변화의 전부였다. 


A씨는 관리자 갑질 및 성희롱 전력을 본사 법무팀에 고발한 이력이 있었다. 고발 당시 부당하게 무더기 블랙 처리됐던 노동자들은 이후 복직됐었다. A씨는 이번 사실상 해고가 이에 대한 보복성이라고 말한다.


그는 "확인된 블랙리스트(에 오른) 일용직(노동자)만 500명이 넘는다"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마켓컬리 장지물류센터 모습 / 뉴스1


그렇다면 블랙리스트는 어떤 방식으로 공유됐을까.


일용직 노동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의 개인 정보는 마켓컬리 직원 및 대행업체 담당자가 모인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공유됐다.


용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수신 거부자'란 표현을 쓰자는 지시도 있었다.


블랙리스트 운용은 결국 노동자들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부당한 일을 겪어도 일감이 끊길까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인사이트김슬아 대표 / 사진=인사이트


최근 마켓컬리 일용직 노동자들 사이에서 현장에 쥐가 출몰한다는 불평이 나왔지만 외부에 알리지 못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내부 문제를 공론화하면 블랙 처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입을 다물게 했다.


내부 관계자는 쥐가 상품을 갉아먹고 배설물을 뿌려 대 노동자들이 매일 청소하고 확인 사진을 찍어올린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마켓컬리 측은 위생 문제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난해에는 세스코가, 올해는 다른 전문 업체가 정기 살균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A씨 해고의 경우 그가 현장에서 타 직원들과 갈등을 일으켜 분위기를 흐리고 업무지시 불이행 및 무단이탈을 했기에 업무 배당을 하지 않았을 뿐, 부당 해고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서는 회사의 공식 지시는 없었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도 "지난 2월 물류센터 현장에서 블랙리스트 운용 사실을 인지했고 중단 지침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또한 블랙리스트를 운용했더라도 도의적 비난 수준 행위일 뿐, 법 위반 행위는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 근로기준법 제40조 취업 방해의 금지 조항은 통상 타 사업장의 취업을 제한한 경우 적용돼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마켓컬리 측 행위가 '취업 방해' 행위이므로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권 침해 소지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마켓컬리의 경우 작년 매출 1조 원을 돌파, 영업손실은 1000억 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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