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카카오톡 쇼핑서 홍게를 시켰는데 '음식물 쓰레기'가 왔습니다"

악취가 나는 홍게를 받아든 소비자는 사과나 환불을 원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솥에 넣고 삶으면 뽀얗고 고소한 속살이 가득 차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홍게 찜. A씨도 누구나 상상할 법한 비주얼을 떠올리며 홍게 박스를 열었다가 코를 찌르는 악취에 화들짝 놀랐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올라온 '홍게 시켰는데 음식물 쓰레기가 왔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20만 회가 넘는 조회 수와 1385개가 넘는 추천을 받았다.


글쓴이 A씨는 평소 카카오 쇼핑 등을 보다가 종종 구매를 해왔다. 이날도 평소 주문해 먹는 OO 해물집에서 홍게를 저렴하게 파는 것을 보고 주문했다.


이전에 주문했을 때는 크기가 작고 속이 꽉 차있진 않아도 맛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주문한 홍게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검은 물이 떨어지고 음식물 쓰레기에서나 날 법한 악취가 심하게 올라왔던 것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


A씨는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홍게의 상태를 보고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OO해물 측은 자꾸 '홍게 찌는 방법'만 언급하면서 상세페이지를 확인하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이후 혹시 찌면 달라질까 싶어 정확한 레시피대로 홍게를 쪘지만 상태는 여전했다.


A씨는 글의 말미에 "신선도 편차가 있는 것도 알고 게의 상태가 다를 수도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에 시켰던 신선도 낮았던 제품도 군말 없이 먹었던 것이다"라며 "근데 (이건) 받자마자 냄새부터 상하고 이상한 쓴(?) 향부터 났다. 참고로 여러 번 시켜보고 집에서 요리도 자주 하고 그래서 어떻게 쪄야 하는지 다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이 남긴 문의 글과 받은 답변, 홍게의 상태를 담은 사진을 첨부했다. 환불 요구를 하자 돌아온 답변이 너무 이상해 타인의 의견을 듣고자 글을 남긴다고도 전했다.


인사이트(왼) 판매자가 제공한 홍게 사진, (오) A씨가 직접 삶은 홍게 사진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판매업체 상세페이지에서 소개한 것과는 달리, 다리에 게살이 거의 없는 모습과 새카만 홍게 속살이 담겼다.


사진과 글을 본 누리꾼들은 "판매자가 구매자 탓으로 돌리는 것 같다. 발로 쪄도 저 정도는 아니겠다. 쓰레기를 팔았다", "사과하고 환불이나 교환해 줘도 모자랄 판에 구매자 탓을 한다니,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은 똑같이 당해봐야 정신 차린다", "40년 가까이 살며 게가 오징어처럼 먹물이 있는지 몰랐다. 시커먼 게 먹물이 아니면 내장 썩은 게 흘러나온 물이란 건데, 찌는 방법이나 요령 탓이란 건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함께 분노했다.


일부에서는 "신선식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겠느냐", "내가 이래서 온라인에서 음식 안 산다"라며 이런 일들 때문에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기 꺼려진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카카오 커머스 대표 홍은택 / 카카오 커머스 홈페이지


한편 카카오톡 스토어 주의사항란에 따르면 '카카오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상품의 내용은 판매자가 등록하는 것으로 카카오는 등록된 내용에 대하여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고 기재돼 있다.


이는 제품군을 클릭하고 들어가 하단의 상세페이지를 타고 들어가야만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 커머스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으면 업주를 1 대 1로 상대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의 이름을 믿고 제품을 구매하지만, 정작 문제가 생길 때는 책임을 회피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대형 쇼핑 플랫폼이 보다 책임 의식을 가지고 제품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지 않으면 A씨와 같은 사례는 반복될 것이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