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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중국 기업 화웨이 제재로 주가 '폭락'했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 화웨이의 38개 자회사를 제재 대상에 추가하면서 SK하이닉스 주가가 폭락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뉴스1] 류정민 기자 = 미국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38개 자회사를 제재 대상에 추가하면서 화웨이를 주요 고객사로 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급기야 SK하이닉스 주가는 21일 오전 2%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며 3년7개월 넘게 지켜온 코스피 시총 2위 자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줄 상황에 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3분 현재 SK하이닉스 시가 총액은 53조5809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3조7259억원이다. 현재 두 회사가 시총 순위 2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하향세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승세여서 SK하이닉스가 2017년 1월 현대차를 제치고 지켜온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2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 4위 네이버와 격차도 1조원이 채 안돼 3위 자리마저도 위태롭다는 말이 나온다.


미국의 이번 추가 제재의 특징은 총 152개 화웨이 계열사와 거래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요건을 구매자, 중간 수취자, 최종 사용자 등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거래 과정에 미국의 대(對) 화웨이 제재가 영향을 미치도록 한 것으로,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사용하는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과 화웨이와의 거래는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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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반도체 업계에서는 화웨이와의 매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상황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전체 매출(15조8054억원)의 41%인 6조5171억원을 중국 법인을 통해 올렸으며, 화웨이는 SK하이닉스의 가장 큰 매출처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전체 매출의 10%가량을 화웨이와의 거래에서 올리는 것으로 추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경우 화웨이에 납품하는 스마트폰 메모리의 매출 비중이 특히 높은데 이번 미국의 제재를 고려하면 앞으로 화웨이의 정상적인 스마트폰 제조가 어려울 수 있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돼 있고 스마트폰 판매도 부진해 SK하이닉스가 화웨이를 대체할 매출처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감소율은 1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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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는 삼성전자에도 악재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애플, 도이치텔레콤, 홍콩 테크트로닉스, 버라이즌 등과 함께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약 108조원)의 약 12%를 화웨이를 포함한 이들 5개 주요 매출처와의 거래에서 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에도 중국 시안 공장을 찾아 챙겼을 정도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삼성이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사다.


삼성이 화웨이와 거래에서 올렸을 매출이 연간 수조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번 제재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주가도 이날 오전 2% 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가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사업포트폴리오가 다양해 이번 화웨이 제재에 따른 영향은 디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에 비해 덜 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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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게는 화웨이가 높은 시장 점유율 점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유럽, 남미 등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동남아, 유럽, 남미 등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시장이어서 삼성전자가 이를 고려해 시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은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지만, 대체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메모리반도체의 업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상반기에는 서버가 받쳐줬다"며 "그러나 관련 기업들이 2분기에 선주문으로 재고를 쌓아둔 데 비해 소진은 부진해 하반기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