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건으로 민낯 드러낸 민주당 86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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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고소한 성추행 피해자가 '왜' 고소를 했는지 그 이유로서 밝힌 말이다. 


피해자가 고소를 한 이유를 밝혀야 하는 상황도 기가 막힌데, 그저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는 호소는 참담하기까지 하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한 것이 아니었다'는 피해자의 체념은 어쩌면 더 좋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해주겠다 외치던 '진보' 진영을 정면으로 겨냥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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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사건은 대한민국에 큰 상처와 충격을 안겼다. 현직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과 그러한 선택을 한 이유가 '성추행' 의혹을 받아서였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다름 아닌 '박원순'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더했다. 진보 진영의 대표 인사로서 시장이 되기 이전부터 페미니스트라 자부하고 그에 걸맞은 일들을 해왔던 행보에 반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국민들에게 다른 파장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장이 성추행 고소 사실을 알고 극단적 선택으로 사건을 종결시키려 한 것이 무책임하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해 소위 '진보' 진영에 있는 다수 정치인과 지지자들은 그의 '성추행 의혹' 자체는 일단 제쳐두고 그의 비극적인 죽음, 애도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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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잃은 슬픔에 빠진 서로를 위로하기 바빠 그가 성추행 가해자로 고소를 받았다는 것,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은 외면했다.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장례를 치루면서, 조문이나 애도 대신 피해자의 편에 서겠다는 사람들을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들로 매도하자 이에 대해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진보 진영 내에서도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소위 '86세대'에 대한 성토의 말들이 쏟아져나왔다.


당의 입장을 묻는 기자에게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예의 운운하며 'XX자식'이라고 말을 막았다. 또 피해자를 생각하며 조문하지 않겠다는 젊은 의원들을 단속하고 대신 사과하는 모습들은 그들이 젊은 시절 비판했던 전형적인 '꼰대'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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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성추행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에 경악하고 분노했다. 


처음 서지현 검사의 '미투'때만 해도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검사장을 향한 분노와 비난에 한점 의혹도 없던, '피해자중심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며 2차 가해를 사전에 차단했던 이들이었다.


그러나 같은 진영 내 인사가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자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안희정, 정봉주, 오거돈 등 진보진영 인사들이 성범죄 가해자 자리에 위치하게 되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슬며시 고개를 들더니 박원순 시장 사건에서 그 정점을 찍었던 것이다.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피해자를 색출해서 참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전형적인 2차 가해부터 피해자가 나경원 전 의원의 비서였다는 둥, 변호사가 강용석이라는 둥 거짓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 음모론까지 쏟아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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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명명하는가 하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성범죄 피해여성 보호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여성가족부장관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같은 진영 내 인사들을 대하는 민주당 86세대의 '내로남불'식 태도에 국민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까지 서슴지 않으며 과거 비판하고 타도했던 '꼰대'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지는 않은지 젊은 세대의 일침에 귀기울여야 한다.


진영논리에 갇혀 원칙과 소신도 저버린 채 계속해서 '선택적 정의'를 부르짖는다면 비판을 넘어 국민의 엄정한 심판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라도 '내로남불'식 이중적 태도를 버리고 원칙에 입각해 같은 잣대로 공정과 정의를 말하며 '진보'의 가치를 살려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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