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없으면 평생 전·월세 살라는 거냐" 부동산 폭등에 불만 터진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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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재개발돼 아파트로 바뀌면 투표 성향이 달라진다. 한때 야당의 아성이었던 곳들이 여당의 표밭이 된 데에는 다 그런 이유가 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그려낸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저서 '부동산은 끝났다'에 담긴 내용 중 일부다.


해석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계층이 아파트를 보유하게 되면 '보수화'되고 진보 정당에 주던 표를 보수 정당에 준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표를 잃는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이 말을 "아파트 보유자가 적어야 민주당은 표를 얻는다"라는 주장으로 해석한다.


이는 음모론에 가깝다. 설마 국민을 위한다는 정부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리 없다. 


인사이트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 뉴스1


그러나 조금 의심이 든다는 이야기는 요즘 들어 설득력을 얻는다. 


KB국민은행 집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2017년 5월) 6억 635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올해 5월 기준 약 9억 2천만원이 됐다. 3년 동안 무려 3억 2천만원이 올랐다.


폭등에 폭등을 거듭한 서울 아파트에 서민은 접근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다세대·다가구 주택 가격은 변화가 없고, 재건죽·재개발을 통한 아파트 공급량은 줄었고 대출은 훨씬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아파트 가격이 2년간 상승에 상승을 거듭한 뒤 있었던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은 177석을 거머쥐었다.


서민이 아파트에 접근하기 어렵게 된 탓일까. 그래서 보수화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보수 정당보다는 진보 정당에 훨씬 많은 표를 던졌다. 


인사이트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 뉴스1 


공교롭게도 진보 정당의 득표율은 폭등했고, 현 정권의 힘은 강해졌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을 총괄한 김수현 전 정책실장의 말대로 된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다. 상황이 이 정도 되니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혹자들은 이런 말까지 한다.


"현 정부는 서민들이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부동산을 더 폭등시켜 접근할 수 없게 하고, 전세·월세를 살게 할 것이다. 그래야 정권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6월 17일 정부가 전격적으로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이 음모론을 그저 음모론으로 치부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초강력 대책이라고 했지만 현재 아파트 가격은 살금살금 오르고 있다. 대출 받기도 어렵고, 갭투자도 막혀 서민들이 아파트 사는 건 더 어려워졌는데 가격은 오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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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무주택자들 사이에서 "대출만 규제하고 공급은 줄여 아파트 값을 못(안) 잡는 정부는 우리더러 평생 전·월세만 살라는 거냐"라는 볼멘 소리가 나올 정도다.


불만의 목소리는 서민들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끌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았던 친정부 성향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도 쓴소리를 날렸다.


조 전 수석은 최근 "현 정부 하에 부동산 투기는 발을 붙이지 못할 거라 믿었던 게 어리석었다"라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회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참여연대'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며 정책 기조를 전면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현 정부의 우군으로 여겨졌던 이들조차 부동산 문제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사진=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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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호의적이던 이들조차 정부에 쓴소리를 할 정도인 걸 보면 정책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은 제대로 하지 않고 규제만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서울에서 살고 싶은 수요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데 아파트 공급은 날이 갈수록 적어지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114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 공급되는 아파트 공급 물량은 2020년 4만 가구에서 내년에는 2만 가구, 그리고 2022년에는 1만 가구로 크게 줄어든다.


전문가들이 지금도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공급이 더 줄어든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앞으로 또 서울 아파트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 시장 관계자들은 공급량을 늘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난개발을 막는 정도로만 규제하고, 그린벨트를 풀고,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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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이 늘어나면 희소성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가격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더 이상 공급이 없다는 우려 탓에 사람들이 집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공급 없는 규제에 변화를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시켜 시장에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일부러 부동산 가격을 올려 서민들이 아파트를 갖지 못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자신들에게 표를 던지게 만들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더 나오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택 가격 전망 CSI는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내림세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전월대비 16포인트 올라 2018년 9월(19포인트 상승)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이다.


인사이트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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