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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한국 돌아온 딸 직접 만든 '비닐방'에 격리 시키며 호텔급 식사 제공하는 아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지침을 아주 착실하게 지키고 있는 부녀가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잠시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해외유입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423명이다. 전날에 비해 39명이 늘었지만 이 중 58.9%(23명)가 해외유입사례다.


이로써 지난 2주간 해외유입 사례는 564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47.7%나 된다.


이렇게 해외유입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질본은 해외 입국자에게 자가격리 지침을 전달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제공 = A씨


자가격리 중 개인 물품을 사용할 것, 가족 또는 동거인과 접촉하지 않을 것 등이다.


이런 지침을 아주 찰떡같이 지키는 해외입국자 가족이 있어 인사이트가 만나봤다. 싱가포르에서 2년 동안 생활하다 지난 4일 한국으로 입국한 A(24) 씨다.


당시 A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해 해외귀국자 전용 리무진 버스를 타고 집과 가까운 곳에 내렸다. 애초 A씨의 아버지가 마중 나오기로 했지만 약속 시간이 되어도 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A씨는 추위에 덜덜 떨다 겨우 아버지를 만나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버지가 늦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됐다.


인사이트A씨 아버지가 직접 차려준 식사


인사이트사진 제공 = A씨


A씨의 아버지는 딸의 격리 생활을 위해 화장실이 딸린 안방에 커다란 비닐 문을 설치했다. 가로와 세로로 지퍼까지 달린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A씨 아버지가 준비한 특단의 조치였다.


비닐문 외에도 A씨의 아버지는 비닐장갑, 마스크, 소독젤, 소독용 스프레이 등 방역용품을 철저하게 준비해뒀다고 한다.


그리고 딸의 끼니를 챙기기 위한 개인용 식판과 수저, 젓가락도 잊지 않았다.


A씨는 "아버지가 시간 나실 때마다 음식을 챙겨주고 있어서 사육당하는 기분이다"고 인사이트 취재진에게 말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A씨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A씨의 아버지가 비닐 문까지 만들어가며 딸의 자가격리를 돕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A씨의 아버지는 "의료진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데 일부 자가격리 대상자가 이를 어겨 문제가 되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2년 간 보지 못했던 딸을 가까이에서 안고 싶고, 함께 놀러 다니며 맛있는 음식도 먹이고 싶을 아버지이지만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 그런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A씨 역시 "이렇게까진 안 하더라도 남에게 피해 가는 일 없게 집 안에서 자가격리를 잘 지켜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유학생으로 인해 수도권이 초토화되고 있는 상황.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자가격리 지침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는 A씨와 A씨 가족들의 모습이 귀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