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기증'으로 친구 7명에게 새 생명 선물하고 떠난 9살 고홍준 군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사이트] 고명훈 기자 =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엄마는 앞으로도 홍준이를 사랑할 거고 평생 기억하고 있을게.

멀리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면 네가 오는 거라 믿으며 살아갈게. 사랑하고 고마워"

7명의 아이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난 9살 아들에게 어머니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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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제주대학병원에서 고홍준(9) 군은 심장, 간, 신장 등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닷새 전 고군은 저녁 식사 후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며 쓰러져 병원으로 응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의식을 찾지 못하고 지난 5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맛있는 과자나 재미있는 게임기가 있으면 항상 친구들과 나누곤 했던 제주 소년 고군은 집에서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휘파람 부는 것도 좋아하던 이 아이는 음악적인 재능을 보여 화북초등학교 관악부와 화북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호른을 연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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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의 가족은 어리고 꿈 많은 아들을 빨리 떠나보낸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지만 어디선가 아이의 몸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해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아들이 살아생전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의로운 아이였기에 그도 동의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고군이 기증한 심장과 폐, 간, 신장은 이날 5명의 또래 어린이에게 이식됐으며 각막도 추후 생명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9살밖에 안 된 어린 홍준이가 쏘아 올린 생명의 불씨는 7명의 생명을 살렸다"며 "홍준이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코로나로 힘든 우리 사회에 더 큰 울림과 교훈을 줬다"고 말했다.

한편 고군의 장례는 제주 부민장례식장에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