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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엄마, 올해는 김장하지 마세요"

4일 대상(주) 종가집은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총 3,115명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김장 계획과 김장 스트레스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주부들이 후유증과 스트레스로 인해 김장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대상(주) 종가집은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총 3,115명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김장 계획과 김장 스트레스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69.3%가 고된 노동으로 인한 김장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했다. 58.7%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보다는 김장을 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육체적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고 답했다. 올해 김장 계획에 관해서는 54.9%가 '김장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장 작업 시간과 소요 시간도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절임을 포함한 김장 시간은 응답자의 21%가 24시간 이상, 20%가 15~18시간을 꼽았다. 김장을 위해 꼬박 하루를 쏟아붓는 셈이다.


가장 힘든 과정은 배추를 버무리기 위해 오래 앉아 있을 때가 52.1%로 조사됐다. 뒤로는 배추절임, 무 썰기 등 재료 손질이 49.1%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이 김장 후 병원에 방문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김장을 경험한 24.8%는 김장 후 치료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한다고 답했다. 후유증이 심한 부위는 허리가 73.2%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손목(38.4%), 어깨(26.1%) 순으로 나타났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김장을 명절 음식 준비 수준으로 힘들다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김장 피로도와 유사한 가사노동에는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53.4%가 명절 음식 준비를 꼽았다. 이어 이삿짐을 쌀 때가 21.9%, 주방·욕실 등 대청소를 할 때가 16.2%로 조사됐다.


김장 계획이 없는 이들은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살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김치를 사겠다고 답한 이들은 응답자 중 58%다. 이는 지난 2016년 38%보다 20%p 상승한 수치다.


주로 김장 세대라 불리는 5060 세대의 포장김치 이용률도 상승했다. 김치를 포기한 50대 이상에서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는 비율은 76%로 지난해 61%보다 15%p 증가했다. 김장을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이유로는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로 인한 후유증(56%)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잇따랐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송수빈 씨(22)는 조사 결과를 보고 최근 어머니에게 "올해는 김장을 하지 말라"고 권했다.


그는 "매년 김장철이 되면, 가족들이 먹는 김치만큼은 내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고된 노동을 감수하며 김장을 담그시는 어머니가 안쓰러웠다"면서 "이렇게 김장이 고된 노동인 줄 미처 몰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포장김치의 맛도 좋고, 김장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포장김치가 훨씬 합리적이어서 포장김치로 김장을 대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효도는 멀리 있지 않다. 올해도 김장을 준비하는 어머니가 있다면 이렇게 권해보는 건 어떨까.


"엄마, 올해는 김장하지 마세요"


인사이트사진 제공 = 대상(주) 종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