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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신소재 개발 착수하는 ‘레고(LEGO)’

레고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2030년까지 현재의 플라스틱을 대체할 지속가능한 재료를 찾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이 아닌 레고 완구를 상상해본 적이 있습니까?'

 

전 세계 어린이는 물론 성인층에서도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레고 그룹이 '레고=플라스틱'이라는 50년 넘은 공식을 스스로 깨뜨리고 나섰다.

 

레고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지속가능한 재료 센터'를 설립해 2030년까지 현재의 플라스틱을 대체할 지속가능한 재료를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레고는 10억 크로네(미화 1억5천만달러, 한화 1천676억원)의 거금을 투자하고 1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을 덴마크 본사에 설립할 '지속가능한 재료 센터' 소속으로 신규 채용, 친환경 신소재 개발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매년 6천t 이상의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작년 한 해에만 600억 개의 레고 블록을 판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소재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완구 제조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장난감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거대 글로벌 기업이면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잘 나갈 때'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선 셈이다.

 

레고가 플라스틱에 작별을 고한 것은 어린이가 주 고객이라는 점을 의식해 '지속가능발전'과 '친환경'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지난 1997년 대서양에 빠진 수백만 개의 레고 블록이 아직도 영국의 바닷가로 밀려온다는 사실이 지난해 BBC 방송에 보도되면서 레고와 같은 플라스틱 제품의 환경오염 문제가 이슈화한 것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룹 오너인 켈드 키르크 크리스티안센 회장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창조적인 놀이 경험을 통해 미래 세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투자는 미래 세대가 물려받을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우리의 계속된 노력의 증거"라고 말했다. 

 

1932년 덴마크의 목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이 창업한 레고가 장난감 재료 혁신에 나선 것은 80년이 넘는 그룹 역사에서 이번이 두 번째다.

 

나무 장난감 제조회사로 출발한 레고는 1942년 공장 화재 이후 새로운 재료를 찾기 시작해 1947년 영국으로부터 플라스틱 사출 기계를 들여와 최초의 플라스틱 완구를 생산했다. 

 

플라스틱을 도입한 덕분에 1958년 벽돌처럼 맞물려 조립할 수 있는 최초의 레고 블록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고, 1963년에는 결합력이 강한 ABS 플라스틱을 만들어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따라서 이번 신소재 개발 착수는 2세대 재료인 플라스틱의 최초 도입으로부터 68년, ABS 플라스틱의 개발로부터 52년 만의 도전이다.

 

'잘 놀다(leg godt)'라는 뜻의 덴마크 단어에서 사명을 딴 레고 그룹이 "오직 최고만이 좋은 것"이라는 창업주의 유훈을 지켜 미래의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친환경 신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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