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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불매운동에 '처음처럼'은 대한민국 소주라며 소비자 마음 되돌리려 열일 중인 롯데주류

롯데주류가 자사 제품 '처음처럼'이 한국 브랜드라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여론은 싸늘한 모양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김천 기자 = 롯데주류가 자사 제품 '처음처럼'이 한국 브랜드라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노를 잘못 젓는 모양이다. 게다가 바람도 목적지와 반대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른 아침부터 처음처럼 소주 열일하네요'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속에는 롯데주류 직원으로 보이는 2명이 길거리에서 홍보 현수막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의 상단에는 '처음처럼은 대한민국 소주 브랜드입니다'라고 적혔다. 그 아래로는 '처음처럼은 1926년 강원도 향토기업 강릉합동주조의 경월 소주로 시작한 대한민국 소주 브랜드입니다'라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이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처음처럼이 외면받자 롯데주류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고자 추진한 마케팅이다. 실제 롯데는 지난 13일 언론에 '처음처럼 브랜드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나선다'는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길거리에서 물티슈나 팸플릿을 나눠주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 같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스스로 자폭하고 있는 꼴이라면서 우습다 못해 안타까울 지경이라고 평가한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14일 오전 롯데주류가 역삼역에서 나눠준 전단지와 물수건


누리꾼 A씨는 "이건 불륜을 저지른 사람이 '저는 불륜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결백합니다'라고 말하는 꼴이 아니냐"면서 "저렇게 홍보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누리꾼 B씨는 "롯데주류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다.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오해 때문이 아니라 롯데 그룹 최상단에 있는 호텔롯데가 일본 소유이기 때문에 불매한다는 걸 롯데주류가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롯데의 홍보 덕분에 처음처럼이 롯데 제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불매에 동참하겠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누리꾼은 "소주를 살 때 브랜드는 잘 보지 않고 샀는데 이번 일로 롯데 제품이라는 걸 제대로 알게 됐다"며 "처음처럼을 피하고 다른 소주를 소비해야겠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런 식의 마케팅이면 롯데 제품인지 몰랐던 사람들도 불매 운동에 동참할 듯"이라고 전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여파에 휩쓸려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사실상 일본 기업의 제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탈피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난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달 12일 기준 상장계열사 10곳의 합산 시가 총액이 19조 7,215억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의 경제 보복이 이뤄진 지난달 1일보다 4조 7.940억원(19.6%)이 증발한 수준이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