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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소환될까"…'분식회계' 의혹 삼바 자회사 팀장 자택서 '공용서버' 통째로 발견됐다

검찰이 4조 5천억원 규모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관련 수사에 착수하기 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가 회사 공용서버를 직원의 개인 집에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그간 검찰 압수수색서 없었던 대용량 공용서버팀장급 직원 자택서 통째로 발견…증거인멸 정황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검찰이 4조 5천억원 규모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관련 수사에 착수하기 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가 회사 공용서버를 직원의 개인 집에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의 자산인 공용 서버가 팀장급 직원의 집에서 발견된 것. 그것도 대용량 공용서버가 통째로 말이다.


검찰은 윗선의 지시 없이는 팀장급 직원이 이 같은 은닉이 어렵다고 판단, 삼성그룹 차원의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3일 에피스의 팀장급 직원인 A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하던 중 그의 수도권 자택에서 회사의 공용 서버를 발견해 압수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삼바 분식회계 의혹 검찰 수사 착수 전 서버 숨겨 


A씨가 공용 서버를 자신의 집에 숨긴 시점은 지난해 5월~6월께로 추정된다. 이 시점은 삼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이다. 검찰은 같은 해 11월에 수사를 시작했다.


A씨의 집에서 발견된 대용량 공용 서버는 에피스 내부에서 회사 내부 문서를 저장하거나 열람하는 등 임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여러 차례 이뤄진 압수수색에서 해당 서버가 발견된 적 없는 만큼 이번에 확보한 서버에서 삼바 분식회계 의혹을 밝힐 수 있는 핵심자료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해당 서버는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A씨 집에서 발견된 대용량 공용 서버가 지난해까지 사용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A씨, 윗선 지시에 따라 서버 숨겼다고 진술임직원 구속부터 서버 압수까지…수사 탄력


A씨는 긴급 체포 48시간이 넘기 전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윗선 지시에 따라 서버를 숨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의 분식회계 혐의 삼바와 관련해 증거인멸 및 증거위조 정황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에피스 양모 실장과 이모 부장 등 에피스 임직원 2명이 증거위조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금융감독원이 특별감리를 위해 에피스에 자료를 제출하라 요구하자 조작한 서류를 제출한 혐의와 검찰 수사를 대비해 관련된 내부 보고서를 지운 혐의를 받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gettyimages


직원 휴대폰·노트북서 특정 단어 검색해 파일 지워 이재용 뜻하는 'JY'·합병·미래전략실 단어가 키워드 


지운 파일에는 'JY'나 '합병', '미전실(미래전략실)' 등의 단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JY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단어다.


양 실장과 이 부장은 직원 수십 명의 휴대폰과 노트북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해 파일을 삭제했다.


검찰 조사에서 이들은 자료를 대량 삭제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윗선 지시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된 자료가 집중적으로 삭제된 점, 그리고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의 백모 상무가 증거 인멸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 등을 토대로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그룹 차원에서 지시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에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 양모 상무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 뉴스1


계열사 사장 휴대폰 검사까지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현재는 해체된 옛 미래전략실 후신


전자부문 계열사의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 TF는 삼성의 미래전략실 후신으로 통한다. 미전실은 국정농단 수사 여파로 지난 2017년 해체됐으며 현재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산하 3개 TF가 옛 미전실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전실 출신인 백 상무는 양 실장과 함께 에피스 직원 수십명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하나하나 뒤져본데 이어 고한승 에피스 사장의 휴대폰도 직접 살펴본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물산 TF도 아닌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의 상무급 임원이 계열사 사장의 휴대폰을 검사한 셈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회계처리로 회사 가치 부풀린 삼바 삼바, 제일모직 핵심 자회사…당시 제일모직 대주주가 이재용 


삼바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부적절한 회계처리로 회사 가치를 부풀린 혐의를 받는다. 삼바는 제일모직의 핵심 자회사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일모직의 대주주로 있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삼바에 4조 5천억원 규모의 고의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5개월여 만에 속도가 붙고 있다. 자회사 에피스 임직원 구속을 기점으로 삼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정황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바 분식회계에 따른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사 대상에 오를지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