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걱정이다"…안티 불매운동 하소연하는 '임블리'에 누리꾼이 단 사이다 댓글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 / imvely_official

'임블리' 임지현 상무, 개인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 남겨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호박즙 곰팡이, 인진쑥 에센스 이물질, 선 스틱 피부 자극 등과 관련해 각종 논란을 빚은 패션 브랜드 '임블리'의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가 심경을 밝혔다. 

29일 임 상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동안 오만했다. 절 믿어주셨던 블리님들을 지치게 하고 상처를 드렸다. 염치 없이 감히 용서를 구한다"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임 상무는 "고객님들은 점점 실망과 함께 떠나고, 한때 VVIP던 고객님은 대표적인 안티 계정을 운영하시고, 저희 제품을 파는 유통사는 고객 항의로 몸살을 앓고, 회사 매출은 급격히 줄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직원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뒷수습에 지쳐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과거의 저는 '양쪽 길이가 다른 가방끈은 잘라 쓰시면 된다', '막힌 단춧구멍은 칼로 째서 착용하셔라'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댓글들로 고객분들께 상처를 줬고, 보기 싫은 댓글은 삭제도 했었다"라고 고백했다. 

(좌) 명품 카피 논란이 일었던 임블리 제품 / (우) 미우미우 

피부 자극 논란을 빚은 블리블리 '착한 선 스틱' / Instagram 'imvely_jihyun'

"오만한 생각을 했다"…각종 논란 관련해 해명 및 사과 입장 전해 

임 상무는 상품 소개 이미지와 실제 배송 상품이 달랐던 점, 유명 제품과 디자인이 흡사했던 점, 물빠짐 제품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점 등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또한 최근 불거진 '착한 선 스틱' 피부 자극 논란을 의식한 듯 "어린아이와 그들의 어머니에게 추천할 때는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제가 사용한 것처럼 그냥 쉽게 믿으시면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임 상무는 "그래도 잘 팔리는데…나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 정도는 이해해주시겠지 하며 저도 모르게 오만한 생각을 했다"며 반성했다. 

꾸준히 지적됐던 한 발 늦은 피드백과 관련해서도 "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어야 했는데 바보처럼 수습이, 이 사업의 안정이 먼저라고 숨어 있었다"고 용서를 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크게 밀려있는 교환, 환불 등의 CS 처리와 제품 안전성 추가 확인 등을 마무리한 후 아직 남은 수많은 잘못에 대한 사과와 또다시 밀려올 죄송함을 전하겠다"며 끝을 맺었다. 

Instagram 'imvely_jihyun'

누리꾼, "너무 늦었다…지금까지 축적해온 부가 얼만데 생존 걱정이냐'

임 상무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호박즙 곰팡이'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3일과 4일 장문의 글을 통해 "죄송하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지난 14일에도 "그 어떤 것도 피하지 않고 최선과 책임을 다해 새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성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지난 16일에는 자신의 유튜브 계정 'IMVELY 블리랜드'에 41분 16초에 달하는 긴 영상을 올려 임블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한 해명 및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수차례의 사과에도 임블리를 향한 비판은 계속해서 거세져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실정이다. 이날 올라온 사과문에 달린 댓글만 봐도 짐작이 가능하다. 

누리꾼들은 "너무 늦었다. 고객은 더 이상 바보가 아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니…지금까지 축적해온 부가 얼마나 많은데", "매출 얘기는 왜 하는 거냐", "제보를 모은 계정을 왜 안티 계정이라고 하냐" 등 날선 반응을 보였다. 

Instagram 'imvely_jihyun'

사과문 올린 이날 '신상 업데이트' 단행한 임블리 

임블리를 운영하는 부건에프엔씨는 지난해 연 매출만 970억을 올리며 인터넷 쇼핑몰 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코스메틱 분야를 합하면 매출이 1,700억원에 달한다. 

엄청난 매출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제품 하자, 디자인 카피, 부실한 소비자 대응 등으로 논란을 빚은 임블리가 '생존'을 운운하자 소비자들이 따가운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 

게다가 임블리는 사과문을 올린 이날 또 한 번 '신상 업데이트'를 해 더 큰 비판을 받았다. 임 상무가 "밀려있는 교환, 환불 등의 CS처리와 제품 안전성 추가 확인 등을 마무리하겠다"고 사과한 당일 홈페이지에는 신상품이 버젓이 올라와 있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느끼는 것. 

이와 관련해 부건에프엔씨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사과문과 신상 업데이트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지금도 업데이트를 최소한으로 줄여서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거듭된 해명과 사과에도 소비자 마음을 쉽게 돌리지 못하고 있는 임지현 상무.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바탕으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