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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맥주에 들어있는 제초제 성분 때문에 암 걸린다는 말은 타당하지 않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입 맥주에 2A등급 발암성 추정 물질인 글리포세이트가 함유되어 있다는 글이 퍼지고 있다.

인사이트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는 자료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최근 출처를 알 수 없는 이미지 한 장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이미지에는 수입 맥주에서 발암성 추정 물질 중 하나인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는 설명과 함께 해당 맥주의 사진이 정리돼 있다.


글리포세이트는 제초제(잡초를 없애는 약)에 들어있는 2A등급 발암성 추정 물질이다. 튀김, 소고기, 돼지고기나 젓갈 등도 같은 2A등급에 포함된다. 유기농 작물이 아닌 이상 곡물을 원료로 하는 대부분의 식품과 축산물에서 미량 검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각 국가에서는 식품에 글리포세이트의 잔류 허용치를 정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농산물에서 글리포세이트의 잔류는 쌀은 0.05ppm, 고추는 0.2ppm, 밀은 5.0ppm까지 허용하고 있다. 


한국인의 글리포세이트 섭취 허용량은 1일 0.8ppm/kg으로 70kg 성인 남성 기준 약 56ppm인 셈이다. 쌀과 고추 등 농산물에 잔류한 글리포세이트의 양은 1일 섭취 허용량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수입맥주 코너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는 수입 맥주에서 농산물과 같이 미량의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는 게시글이 떠돌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게시글에 따르면 칭따오에는 49.7μg/l (0.0497ppm), 쿠어라이트는 31.1μg/l (0.0311ppm), 밀러라이트는 29.8μg/l (0.0298ppm), 버드와이저는 27μg/l (0.027ppm)의 글리포세이트가 함유돼 있다.


글리포세이트가 가장 많이 함유된 제품은 칭따오다. 게시글의 주장대로 칭따오 1리터에 49.7μg/l의 글리포세이트가 함유되어 있다면 70kg 성인 남성의 기준으로 500ml 칭따오를 2,252캔 이상을 마셔야 1일 허용치를 초과한다.


성인이 하루에 2천 개 이상의 맥주를 마시고 글리포세이트 1일 허용량을 초과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게시글은 얼마나 많은 양을 마셔야 인체에 해로운지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주류 업계는 "인터넷 괴담일 뿐"이라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미량의 글리포세이트가 인체에 크게 해로울 정도면 아예 판매 자체가 되질 않았을 것"이라면서 "근거 없는 이미지 한 장이 왜곡된 정보를 나르면서 소비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출처 : 보건복지부


이와 같은 논란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독일 맥주 업계도 글리포세이트 성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당시 독일 뮌헨 환경연구소는 독일 맥주 10개를 조사한 결과 맥주에서 글리포세이트 성분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독일 맥주 업계는 "연구소에서 발표한 글리포세이트 잔류랑은 성인이 하루 약 1천 리터의 맥주를 마셔야 인체에 해가 된다"면서 "미량의 글리포세이트가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은 근거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게시글에서 출처로 표기된 미국 소비자 공익 단체 U.S.PIRG도 보고서를 통해 지난 2월 맥주와 와인 20종에 함유된 글리포세이트의 검출량은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고 말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소비자는 "미량의 글리포세이트는 크게 문제 되지 않지 않느냐"며 "1급 발암물질인 알코올은 신경 쓰지 않고 글리포세이트를 도마 위에 올리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는 "수입 맥주를 음해하는 세력이 만든 괴소문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루머와 언론 보도를 무분별하게 수용하기보다는 현명한 소비자로서 의식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