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경영으로 아시아나항공 뺏기고 아들에게 '중소기업' 물려주게 된 박삼구

인사이트(좌) 아시아나항공, (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늘(1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국내 대표 항공사로 꼽히던 아시아나항공이 주인의 '부실 경영'으로 새집을 찾게 됐다.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은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라섰던 금호그룹이 한순간에 중견그룹으로 내려앉게 된 상황.


재계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의 무리한 사세 확장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입을 모은다.


금호그룹 위기의 신호탄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무리한 인수·합병 펼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그룹은 지난 1988년에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켰다.


이후 2002년 박삼구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를 앉게 되면서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했다.


이때 금호그룹의 자산 규모는 26조원까지 커졌으며, 재계 순위는 7위였다.


그러나 무리한 인수·합병은 그룹을 곪아 터지게 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와 외부 차입금에 크게 의존한 이유에서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오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재무구조 악화로 금호그룹은 2009년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뜻하는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경영권은 결국 산업은행에 넘어갔다. 그러면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되팔았다.


이후 2015년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은 지주사인 금호산업을 재인수하며 그룹 재건에 나섰으나 이 과정에서 또 한 번 대규모 자금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인사이트뉴스1


한국거래소,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에 한정 의견 제시


금호그룹의 자금난에 쐐기를 박은 것은 지난달 '한정' 사태였다.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에 한정 의견을 제시했다. 한정 의견은 재무제표상에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이로인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하향 검토됐고, 박 전 회장은 산업은행과 체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지키지 못한 채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남은 아시아나항공의 총부채는 3조원이 넘는 상황. 올해 당장 갚아야 할 차입금만 1조원에 달한다.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금호그룹은 지난 9일 오너 일가 지분 140억원 가량을 추가 담보로 내놓고 5천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구하는 내용의 자구 계획안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했다.


3년 안에 회사를 살리지 못하면 박 전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러나 채권단 측은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구 계획을 거부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시간끌기용'이라는 풀이도 나왔다.


결국 부채 해결에 대한 그룹의 선택지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좁혀졌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총 매출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 재계 60위권 수준으로 내려앉는 그룹 규모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결정으로 금호그룹의 규모는 상당히 쪼그라들게 됐다.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금호고속, 금호산업, 금호리조트 정도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해당 구조에서 비교적 낮은 자리에 위치해있으나 그룹 매출액의 60%대를 차지하는 만큼, 이를 매각하면서 그룹 규모는 줄어들게 됐다.


지난해 금호그룹 매출액 9조 7,329억원 중 아시아나항공 매출은 6조 2,012억원이다. 이를 제외한 매출은 3조 5,317억원 수준이다.


그룹 자산 규모 역시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기준 그룹 총자산 11조 4,894억원에서 아시아나항공 6조 9,250억원을 빼면 4조 5,600억여원이다. 이는 재계 60위권 수준으로, 사실상 중견기업으로 내려앉는 셈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금호아시아나 "이번 매각은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를 위한 것"


금호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결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각 작업 마무리 시점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물에 대해 SK그룹과 한화그룹 등이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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