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1등' 만들고 후배에게 길 터주려 자리 물려준 이석구 대표의 빛나는 퇴장
부침을 겪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를 업계 1위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석구 대표이사가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신세계 최장수 CEO 이석구 스타벅스 대표 11년 만에 대표직 내려놔…'젊은 피' 수혈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부침을 겪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를 업계 1위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석구 대표이사가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29일 스타벅스는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각 지점 매니저를 관리하는 팀장을 총괄해온 전략운영담당 송호섭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영입된 송호섭 상무가 스타벅스의 새 수장이 되면서 11년간 스타벅스를 이끌어온 이석구 대표는 임기 만료로 퇴임한다.
이석구 대표는 재임 시절 눈부신 성과를 남겼다. 1949년생인 이 대표는 삼성그룹 출신으로 지난 1999년 신세계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 상무로 입사하면서 신세계그룹에 발을 디뎠다.
신세계그룹 '사장 정년 60세' 규칙 깨
이후 2007년 12월 59세의 나이로 스타벅스 4대 대표이사에 취임해 11년간 스타벅스를 이끌어왔다.
'사장 정년 60세' 규칙을 지향하는 신세계그룹에서 이례적인 기록을 남긴 셈이다.
사실 이 대표가 취임하기 전만 하더라도 스타벅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 시장에 1999년 7월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사령탑이 세 번이나 바뀌며 입지를 제대로 다지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한국은 일명 '다방 커피'로 불리는 제조 커피에 소비자의 입맛이 길들여진 상태였다. 한 잔에 몇 천원씩 하는 고급 원두커피가 익숙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두고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은 사실상 실패라는 평가도 제법 있었다.
부침 겪던 스타벅스의 눈부신 성장 연매출 4800억→1조 5200억원
하지만 이 대표가 스타벅스에 취임하면서 흐름은 바뀐다. 부침을 겪던 스타벅스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낸다.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 매장 수와 매출이다. 2013년 599곳에 불과했던 매장 수는 2018년 1,262곳으로 급증했다. 5년 만에 110% 증가한 것이다.
매출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2013년 4,822억원에서 2018년 1조 5,224억원으로 늘었다. 5천억원의 매출도 못 내던 브랜드가 1조 5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커피 공룡'으로 거듭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2013년 디자인팀을 만들어 MD 고급화를 실현했으며, 매장 방문 전 스마트 앱을 통해 미리 음료를 주문하는 '사이렌 오더' 등 IT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도 주도했다.
이밖에도 '이천 쌀 라떼' 등 국내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 현지화, 열린 채용과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과도 남겼다.
1년 전부터 퇴임 고려했던 이석구 대표
스타벅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이 지배적인 이 대표는 사실 1년 전부터 퇴임을 고려, 후임 인선을 고려해 달라는 메시지를 양 주주사에 전달해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나이키, 로레알, 언더아머 한국지사 등에서 근무한 글로벌 전문가 송호섭 상무가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앞으로 이석구 대표 대신 스타벅스를 끌어가게 된 송 신임 대표이사는 나이키, 로레알, 언더아머 한국지사 등에서 근무한 글로벌 전문가다.
이 대표는 "새롭게 선임된 더욱 훌륭한 대표이사와 함께 더욱 성장하게 될 스타벅스를 기쁜 마음으로 끊임없이 응원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