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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재앙'에도 중국에 할 말 못하는 문재인 정부의 답답한 정책

향긋한 봄내음을 느낄 겨를도 없이 지난주부터 대한민국 국민은 재난에 가까운 미세먼지와 사투를 벌였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봄 냄새가 가득해야 할 3월.


향긋한 봄내음을 느낄 겨를도 없이 지난주부터 대한민국 국민은 재난에 가까운 미세먼지와 사투를 벌였다.


매서운 겨울 바람이 지나가고 따뜻한 기온과 함께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한반도 전역을 덮었다.  


시민들은 미세먼지의 공포와 불안감 속에 고작 마스크 하나를 챙겨 직장에 출근해야 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인사이트

 

며칠째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국민들은 건강 적신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 대응책은 미비해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은 대부분 자동차 2부제와 실외 활동 자제를 알리는 경보 발령 긴급 문자 외엔 뚜렷한 대응책이 없어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국민들의 염려와 불안감은 청와대 청원을 통해 불만을 터뜨렸다. 3월 초부터 현재까지 약 2주 동안 미세먼지 관련 청원이 3천 건을 넘었다. 


인사이트대한민국 청와대


한 청원인은 "정부가 중국발 미세먼지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게된다"면서 미세먼지의 원인을 마치 국내 요인으로 돌리는 정책들을 꼬집기도 했다. 


미세먼지가 공습한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 긴급 지시


결국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공습한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조명래 환경부장관으로 미세먼지 관련 긴급 보고를 받았다.


환경부 장관의 보고를 받고 대통령이 긴급 지시로 내놓은 방안은 유치원과 학교에 대용량 공기정화기 설치였다.


인사이트청와대


바로 다음날은 중국과 공동으로 서해에서 인공강우 실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검토 등을 지시했다.


대통령의 긴급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론과 전문가의 반응은 냉담하다. 미세먼지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방안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한 정책들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시한 유치원과 학교에 대용량 공기 정화기 설치는 현재로선 꼭 필요한 것이기는 하나 과연 장기적으로 볼 때 미세먼지를 감소시키는 정책인가 하는 점이다.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과의 공동 인공강우 실험 방안 역시도 미세먼지에 얼마나 감소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인공 강우 실험이 성공할 확률은 학술적으로 0%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위해 지난 1월 기상청과 환경부가 진행한 서해상 인공강우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인사이트Earthnullschool


무엇보다도 더 우려되는 점은 미세먼지에 대한 중국의 강경한 입장에 대한 우리 정부의 수동적 대응이다. 


지난 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세먼지는 중국발 원인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발언을 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과학적 근거 혹은 전문가가 제공한 자료에 기반한 것인가"라며 오히려 중국이 미세먼지의 원인국이 아닌 한국의 내부 요인으로 돌리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정부가 7년이나 앞서있는 인공강우 기술력을 가진 중국과 공동실험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인사이트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석탄 발전소 / gettyimagesBank


中, 석탄 발전소 추가로 464기 건설 예정..우리나라 석탄발전소의 여섯 배 규모


최근 국제 환경연구단체인 콜스웜은 중국이 석탄 발전소를 추가로 2~3년 내에 464기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인 78기의 석탄발전소의 여섯 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특히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동부 지역에 건설될 예정이라 앞으로 미세먼지가 더 심해 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발 화력 발전소라는 것은 국내 연구진의 결과에서도 몇차례 발표된 바 있다.


중국정부는 한국 실험 결과의 부정확성을 비판하며 미세 먼지에 대한 책임을 계속 부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답답한 점은 우리 정부가 국민에게만 미세 먼지를 줄일 수 있는 호소와 국내의 노후화된 화력 발전소 폐쇄에만 초점을 맞출 뿐 중국 정부의 화력 발전소 설치로 인한 추가적 미세먼지 발생에 대해선 반박조차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 사진=인사이트


미세 먼지 30% 감축을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미세 먼지 30% 감축'을 공약했다. 분명 앞으로 다가올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염두에 두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정책으로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보단 국민의 세금으로 해결방안을 주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8일 공개된 문 대통령 지지율이 44.9%를 기록해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미세먼지가 큰 요인을 차지했을 거란 분석이다. 그만큼 국민들이 미세먼지에 고통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지금 보다 더 큰 미세먼지 재앙이 오기 전 국민들의 여론을 살피고 미세 먼지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정부에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