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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9등급' 편견 딛고 운동기구로 연매출 100억 '재미어트' 세운 30대 남성

전 국민이 재밌게 운동할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와 기구를 제작·판매하는 기업 '재미어트'를 이끄는 '힘콩' 유석종 대표를 인사이트 취재진이 만났다.

인사이트(좌) 유석종 재미어트 대표 / 사진 제공 = 재미어트, (우) 재미어트에서 판매 중인 운동기구 / Facebook 'himkong.jamiet'


헬스 콘텐츠 크리에이터 '힘콩'이자 운동기구 제조사 '재미어트'의 대표 유석종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부모님 등쌀에 떠밀려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 9등급의 수능 성적을 받아들고 좌절했다.


배치표상 갈 수 있는 대학은 없었고,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살려면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수해 지방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랬던 그 청년은 11년 뒤 연 매출 100억원에 달하는 사업가가 됐다.


헬스 콘텐츠 크리에이터 '힘콩'이자 운동기구 제조사 '재미어트'의 대표 유석종(32) 씨의 이야기다.


인사이트Youtube '재미어트'


'힘센 킹콩'이라는 의미의 '힘콩'을 예명으로 활동하는 유 대표는 '운동'을 아이템으로 하는 '파워 인플루언서'다.


체육학 이론, 운동 방법 등 체계적인 소재가 아닌 넘어지고 망가지는 등 '개그' 요소를 더했다. 그렇게 그가 매일 만들어낸 콘텐츠는 벌써 2천여 개다.


그의 영상을 주기적으로 받아보는 구독자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합쳐 총 90만명에 이르며, 유튜브 계정의 총 조회 수만 하더라도 5,200만을 웃돈다.


"재미있게 다이어트 해보자"고 외치는 유 대표를 인사이트 취재진이 만나봤다.


인사이트유석종 재미어트 대표 / 사진 제공 = 재미어트


봉사활동에 전념하며 '운동전도사' 삶 계획


유 대표가 '힘콩'으로 활동하게 된 것은 과거 TV에서 한 스타 트레이너가 알려주는 스쿼트 운동법을 이름 대신 '개구리 점프 자세'로 기억하는 어머니를 보고 나서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필수인 다이어트를 쉽고 즐겁게 진행하고 싶었다.


대학 시절 꿈이었던 사회복지사를 대신해 3년간 몰입한 봉사활동도 한몫했다.


당시 그는 장애인, 노인, 나환자, 저소득층, 한부모 자녀 등 지역·대상 구분 없이 봉사에 전념했다.


누군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좋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깨닫고 '운동전도사'로의 삶을 계획하게 됐다.


인사이트Youtube '재미어트'


24살 빚더미에 앉은 유석종 대표


8년 전, 유 대표가 힘콩으로서 SNS에서 팔로워 수가 늘자 한 운동기구업체는 "운동하는 즐거움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자신의 신념과 명확히 일치했던 사업 계획에 유 대표는 당장 합류했다. 그는 그곳에서 모델을 하고 콘텐츠를 제작했다.


그러나 계약서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탓에 콘텐츠 저작권과 아이템을 뺏겼다.


세상 물정 모르는 24살 청년에게 남은 것은 빚뿐이었다.


인사이트(좌) 사진 제공 = 재미어트, (우) Facebook 'himkong.jamiet'


유 대표는 좌절하지 않았다. 자신의 운동 콘텐츠가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제품으로 생산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심지어 이것이 판매까지 됐다는 것에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누리꾼과 소통하며 SNS 활동에 다시 매달렸다.


그러던 중 한 팔로워가 그에게 "'힘콩'이 좋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힘콩'을 계속 볼 수 있으려면 '돈'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물어왔다.


이후 유 대표는 창업을 결심, 창업경진대회에 출전해 운동 관련 아이템으로 1등을 했다.


인사이트지난해 12월 부산 동구에서 진행한 재미어트 임직원 김장 봉사 활동 / Instagram 'jamiet.team'


2012년 출범한 '재미어트'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재미'있게 '다이어트'하자는 뜻으로 지난 2012년에 설립한 운동기구 제조사 '재미어트'다.


'재미어트'는 문틀 철봉, 운동 매트, 핸드그립바 등 집에서 운동할 때 쓰기 좋은 기구를 주로 제작·판매한다.


첫 제작 상품은 '힘콩철봉'이었다. 직접 운동하며 겪었던 불편을 모두 고려해 만들었다. 


첫 발주 당시 불량률 50%로 이런저런 수정을 거쳐 배송만 두세 달이 걸린 시련도 겪었으나 해당 철봉은 현재까지 3만 대 이상 팔렸다.


인사이트(좌) 코스트코에 입점된 '힘콩철봉', (우) 유석종 대표가 쓴 책 '힘콩의 재미어트' / 사진 제공 = 재미어트


그 결과, 유 대표의 재미어트는 지난 2017년에 연 매출 100억원이라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재미어트는 최근 닭가슴살도 런칭하며 식품군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운동하는 이라면 단백질 섭취차 어차피 먹어야 할 닭가슴살을 더욱더 맛있게 먹고자 양념갈비 맛과 양념게장 맛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선보였다.


재미어트의 남다른 회사 복지도 눈에 띈다. 유 대표가 '가족'이라고 일컫는 직원은 매년 가족 포함한 해외 여행비, '어머님 명품백' 선물 찬스, 가족 질병 진단 시 병원비·수술비 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사이트재미어트


유석종 대표, "누구나 재밌게 운동할 수 있도록 고민한다"


유 대표는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이 싫증 내지 않고 운동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매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체육 시간이 적어져 활동 시간이 급격히 줄어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안전하면서도 재밌게 운동하는 콘텐츠도 만들 계획이다.


"어떤 운동도 좋습니다. 즐겁게만 할 수 있다면 걷기부터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요?"


인터뷰를 마치는 순간까지도 유 대표는 일단 운동을 시도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전 국민이 재미있게 다이어트하는 즉, '재미어트'하는 그날까지 앞으로도 계속 운동 콘텐츠와 자체 기구를 계속해서 생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