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로 볼일 뒤처리하는 국민 위해 '두루마리 휴지' 만든 유한킴벌리 회장

인사이트(좌) Elite Readers, (우) 이종대 유한킴벌리 초대회장 /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두루마리 휴지'를 국내에 안착시킨 이종대 유한킴벌리 초대회장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두루마리 휴지는 오늘날 필수 가정용품으로 자리 잡았다.


'집들이=휴지'라는 공식처럼 이사한 친구 집에 집들이 갈 때 선물하는 제품으로 대표되기도 한다.


이렇듯 현대인의 편리함을 한층 더해준 휴지를 국내에 안정적으로 안착시킨 이는 다름 아닌 이종대 유한킴벌리 초대회장이다.


이 회장은 반세기 동안 종이와 함께 살아온 제지 전문가로, 우리나라 화장지 문화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997년 '제지계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세계제지산업 명예의 전당'에 동양인 최초로 헌정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을 정도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화장지 없어 호박잎·신문지 등으로 볼일 뒤처리하는 국민이종대 회장 "우리도 언젠가 질 좋은 화장지 쓸 수 있을 것"


경북 금릉 출신인 이 회장은 대학 시절 대구 청구제지에 견습공으로 입사해 허드렛일부터 시작했다.


밤낮으로 기계에 매달려 기술 공부를 한 결과 1년여 만에 공장장이 됐으며, 1957년에 제지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한국은 화장지가 없던 시절이었다. 국민은 볼일을 본 후 볏짚·호박잎과 같은 식물이나 달력·신문지 등 종이를 손으로 비벼 부드럽게 만들어 사용했다.


그는 "우리도 언젠가 질 좋은 화장지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유학 시절 제조 기법을 열심히 배웠다.


인사이트이종대 유한킴벌리 초대회장 /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유학 생활을 마친 뒤 귀국한 이 회장은 국내 여러 곳의 화장지 공장의 공장장을 지내고, 1967년 고(故) 유일한 박사가 창업한 유한양행에 제지부장으로 입사했다.


몇 해 전 네덜란드에서 만난 미국 킴벌리클라크사 직원이 합작회사를 차리기 위해 한국에 와 소개한 덕분이었다. 이후 3년여 준비 끝에 유한킴벌리를 창립했다.


킴벌리클라크사는 아직 한국의 화장지 수요량이 많지 않으니 화장지 원단을 일본에서 수입해 쓰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숱한 철공소를 돌아다니며 부품을 모았고 결국 국내 최초로 원단 제조기 개발에 성공했다.


특허는 내지 않았다. 화장지 원료인 나무를 절약하는 데 국내외 업체가 모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인사이트'크리넥스' 초창기 광고 /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1971년 등장한 부드러운 휴지 '크리넥스'


이후 1971년 유한킴벌리에서 역사적 제품이 출시됐다. 그해 '크리넥스'를 고급 미용티슈와 화장실용 두루마리 휴지 2종으로 발매했다.


크리넥스는 당시로써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국내 처음으로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휴지의 등장이었다.


유한킴벌리는 선진국의 문화처럼 미용티슈와 두루마리 휴지를 각각 안방·거실과 화장실로 용도를 분류하는 인식 개선 운동을 벌였다.


인사이트(좌) 1972년 '크리넥스' 용도 인식 개선 광고, (우) 1985년 '크리넥스' 제품 광고 / 사진 제공 = 크리넥스


본래 주거공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던 화장실이 현대식 아파트가 급증하며 집안으로 들어오던 참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레 발전한 휴지에 국민은 용도 차이를 두지 않았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은 1997년 두루마리 휴지의 심미적 기능에 주목했다. 단순한 위생 기능을 넘어 향과 무늬를 적용한 것이다.


2004년에는 2겹을 넘어 3겹으로 제조하며 휴지의 고급화를 또 한 번 일궈냈다.


인사이트1984년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론칭 광고 /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1984년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진행해 소비자 신뢰도 확보에 힘써


유한킴벌리가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게 된 것도 이 회장 덕이다.


이 회장은 전 세계에 나무를 심는 친환경 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1984년에 시작해 국가대표 격 기업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하게 했다.


기업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에 힘쓴 이종대 회장은 지난해 11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유한킴벌리는 이 회장의 이 같은 정신을 이어 친자연 성분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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