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 '호갱' 취급하는 애플 '아이폰'이 위기에 처했다는 증거 3

인사이트팀쿡 애플 CEO / (좌) dancingastronaut.com, (우) YouTube 'Jonathan Morrison'


콧대 높던 애플 향한 우려의 목소리 커져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애플이 한마디로 말해 '위기'다. 더 이상은 애플의 감성이 통하지 않는다.


애플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843억 달러(한화 약 94조 2,1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우리가 매출 전망치를 놓친 것은 실망스럽다"며 "이번 분기의 실적은 우리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깊고 폭넓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이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매출은 519억 8천만 달러(한화 약 58조 928억원)를 기록했다.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시장 전망치인 526억 7천만 달러(한화 약 58조 8,745억원)보다도 다소 낮은 수치다. 애플 '아이폰' 판매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애플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탈(脫) 아이폰' 행렬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가 위축됐다는 점도 있지만 미중 무역 전쟁에 따라 애플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심리에 자극이 됐다.


또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S' 시리즈 경우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싼 반면 혁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사실 그동안 애플은 콧대가 높았다. 2007년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세상에 처음 공개한 '아이폰'이 전 세계인의 생활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애플의 '아이폰'은 '혁신'과 '감성'의 아이콘으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2007년 이후 '아이폰'의 새로운 모델이 출시될 때면 애플 매장 앞은 어김없이 많은 사람이 줄을 서 북적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아이폰XS' 시리즈에서는 '아이폰' 특유의 감성인 혁신을 찾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고객을 '호갱' 취급하는 일들이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충성도 높은 마니아를 다수 보유한 애플도 한때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달리다가 몰락한 노키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 '아이폰'이 도대체 어쩌다가 위기에 처하게 됐는지 그 이유에 대해 한번 알아봤다.


1. 한결같은 고가정책에 '애플빠'도 고개 돌리게 만든 '아이폰'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One more thing!(한가지 더)"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을 발표할 때, 언제나 이 말을 덧붙였다. 신제품의 혁신적인 사항을 발표하기 전에 항상 나오던 말이다.


그가 발표하는 기술은 언제나 우리의 예측 범위를 뛰어넘는 것이었고,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사후 8년째인 현재의 애플은 뚜렷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에서 '혁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은 '아이폰7' 시리즈가 출시된 이후로 줄곧 이어졌다.


애플이 지난해 내놓은 '아이폰XS' 시리즈 등 3종도 CPU 프로세스 성능과 카메라 기능을 강화하고 화면과 용량을 키우는 것과 같은 부품 기능 강화가 전부였다.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하지만 애플은 고가정책을 멈추지 않았다.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아 여전히 잘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아이폰XS'의 출고가는 맥스 모델의 경우 최대 2백만원 가까운 가격으로 책정됐다.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XR'도 출고가가 1백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많은 고객이 부담을 느꼈다.


특히 중국에서 '아이폰'의 인기가 부진하자 애플은 중국에서 콧대가 꺾여 '아이폰XS' 최대 21만원 할인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자존심을 구겼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아이폰'은 인도 시장에서도 1%대의 저조한 시장 점유율로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 자율주행차 개발하는 '타이탄 프로젝트' 구조조정


인사이트Cult of Mac


현지 시간으로 지난 24일 CNBC는 애플이 자율주행차 부서인 '타이탄 프로젝트'에서 직원을 최소 200명 이상 줄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도 감원 사실을 인정했다. 애플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머신러닝 등 다른 사업 부문으로 감원 인원 일부를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구조조정 사실을 인정했다.


CNBC는 애플의 이번 구조조정을 새로운 임원진이 들어오면서 그에 따라 인력을 조정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2014년 타이탄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시작한 이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인사이트KnowTechie


지난 2018년 8월에는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 출신 더그 필드가 애플의 타이탄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더그 필드는 애플을 떠나 테슬라에서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다가 애플로 돌아왔다. 그는 현재 밥 맨스필드와 함께 타이탄 프로젝트를 이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최근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하면서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개발을 상대적으로 덜 신경 쓰게 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애플이 경영 실적 악화 때문에 자동차 분야의 투자를 줄였다는 분석도 나와 애플이 구조조정을 진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온 '배터리 게이트'


인사이트(좌) gettyimagesKorea, (우) abc.net


애플이 실적 부진을 겪는 원인이 지난해 '배터리 게이트' 논란 이후 선보인 배터리 교체비 인하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배터리 게이트는 지난 2017년 애플이 배터리가 노후화된 '아이폰'의 예상하지 못한 꺼짐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아이폰' 성능을 저하해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애플은 이 사건으로 전 세계 소비자의 분노를 샀다. 애플을 상대로 한 전 세계적 집단 소송이 일어나기도 했다.


위기를 넘기기 위해 애플은 부랴부랴 배터리 교체 비용을 79달러(한화 약 8만 8천원)에서 29달러(한화 약 3만 2천원)로 할인해 지난해까지 제공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그러나 배터리 할인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애플의 매출에 타격을 입혔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은 애플 전문가인 존 그루버를 인용해 지난해 약 1,100만 개의 '아이폰'의 배터리가 교체됐다고 밝혔다.


그루버에 따르면 이는 팀 쿡 애플 CEO가 주도한 내부 회의에서 나온 수치로 평년 교체량인 1백만~2백만 개의 최대 10배에 이르는 규모다.


많은 사람이 혁신 없는 신형 '아이폰'으로 바꾸는 대신 배터리를 교체하면서 저하된 '아이폰'의 성능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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