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우) grailed.com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가장 좋아했던 슈트 '브리오니'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최고의 품질만 고집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항상 외출하면 입었던 '슈트'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3대 남성 슈트 브랜드로 유명한 '브리오니(Brioni)'다.
브리오니의 역사는 지난 1945년 로마 바르베리니 거리에서 매장을 오픈하면서 시작된다.
디테일과 전통 스타일을 추구하던 장인 재단사 나자레노 폰티콜리(Nazareno Fonticoli)와 빈틈없는 사업가이자 패션 디자이너 게따노 사비니(Gaetano Savini)가 브리오니의 공동 창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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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연안 최고의 호화스러운 여행지였던 '브리오니'
이들이 만든 브랜드명 '브리오니'는 크로아티아령 브리오니 군도에서 따온 것이다.
1900년대 초반 브리오니는 지중해 연안 최고의 호화스러운 여행지 중 하나였다.
브랜드명을 정하던 중 이들은 럭셔리 섬이라고 광고하던 군도의 1937년도 포스터에서 영감을 얻었고 브랜드명을 브리오니로 정했다.
나자레노와 게따노는 처음 매장 문을 열 때부터 철저히 '부유층'에 맞춤화된 전략을 선보였다. 특별한 디자인, 고급스러운 원단, 핸드메이드, 맞춤 단추 등을 갖춘 슈트를 제작한 것이다.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조추에 소재한 브리오니 스튜디오 / grailed.com
어깨에서 발끝까지 몸에 착 감기는 소재 사용한 '브리오니'
이 같은 전략은 부유층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어깨에서부터 발끝까지 몸에 착 감겨 떨어지는 디자인에 많은 부유층 남성이 열광했고, 덕분에 브리오니 슈트는 '사교계 필수템'으로 자리잡았다.
1960년대 산업화 흐름 속에서도 브리오니는 기계로 만들어진 슈트 제작을 거부했다.
브리오니 직원들과 사진 찍은 공동 창업주의 모습 / selvedgeyard.com
100% 수작업으로 완성되는 '브리오니' 슈트
오히려 핸드메이드 테일러링을 끝까지 고수하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브리오니 슈트 한 벌은 60여회의 다림질과 22시간이 넘는 핸드스티지 작업을 포함한 220여회의 섬세한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작업이 많은 탓에 슈트 한 벌이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6주.
브리오니는 또 최고의 품질을 지키기 위해 하루에 약 300벌 정도로 생산량을 제한했다.
브리오니는 클래식 이탈리아 로만 슈트의 생산 라인을 펜네 지방에 설립해 브랜드의 버팀목도 마련했다.
Instagram 'brioni_official'
세계 3대 슈트 '브리오니' 입소문…당대 최고 할리우드 스타의 '잇템'으로 자리 굳혀
지난 1986년에는 후학을 양성하려 이탈리아에 전문 테일러링 스쿨 '스쿠올라 수페리오레 디 사토리아 나짜레노 폰티콜리'를 설립했다.
이때부터 브리오니는 세계 3대 슈트답게 역사와 전통 기술까지 모두 잘 어우러진 최고의 슈트를 만들어내는 브랜드로 소문이 난다.
브리오니는 당대 최고의 할리우드 스타였던 존 레인, 게리 쿠퍼 등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또 영화 '007'에서 제임스 본드가 입고 나오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결국 '브리오니'는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 재벌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Instagram 'brioni_official'
우리나라에서 '브리오니' 브랜드 전개하는 '신원'
이제 브리오니는 '옷'을 뛰어넘어 장인의 바느질 한 땀 한 땀이 들어간 '작품'에 가깝다.
최고의 모든 것을 쓰고 맛보고 경험하기로 유명한 이건희 회장이 왜 그토록 '브리오니' 슈트만 고집했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한편 브리오니는 우리나라에 지난 2000년 제이엠티앤에프씨가 처음으로 '브리오니'를 들여왔다.
이후 지난 2009년 신원 그룹이 제이엠티엔에프씨로부터 영업권을 인수해 국내에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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