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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동안 가격 안 올려 아직도 '2천원'인 착한 코스트코 핫도그

코스트코의 '명물' 핫도그 세트가 무려 34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은 채 단돈 2천원으로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가격은 똑같은데 더 두꺼워진 핫도그


[인사이트] 서희수 기자 = 코스트코에 가면 꼭 하나씩 사 먹는 '핫도그 세트'는 식사를 하지 않은 채 부랴부랴 장 보러 온 주부를 비롯해 열심히 쇼핑해 허기진 사람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빵과 소시지로 구성된 핫도그는 한 끼 식사로 든든한 데다 2천원이라는 '착한' 가격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콜라 한 잔도 1,600원은 줘야 먹을 수 있는 시대에 핫도그와 음료 모두 맛볼 수 있는 코스트코 핫도그 세트의 가격은 파격 그 자체다.


놀랍게도 이 가격은 지난 1985년부터 34년간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인사이트(좌) instagram '@jsimsan88' / (우) instagram '@junsung821'


이야기는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코스트코 샌디에이고 매장 앞에서 한 직원이 카트로 유태인 청결 식품으로 인증받은 '코셔' 핫도그를 판매한 것이 시작이다.


1980년대 말에는 매장 안에 카페를 열어 핫도그 등 모든 음식을 1달러 50센트(한화 약 1,682원)에 판매했다.


코스트코는 1993년 프라이스클럽을 인수합병한 후 프라이스클럽이 팔던 피자까지 포함해 지금의 푸드코트를 만들었다.


11년 전부터는 코셔 핫도그 대신 일반 핫도그가 판매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판매 장소와 재료는 바뀌었지만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 다른 핫도그가 물가 인상으로 평균 134% 올라 최소 3.5달러(한화 약 3,927원)를 지불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코스트코가 품질을 낮춘 것은 아니다. 소시지는 10% 더 두꺼워졌고 함께 제공되는 음료 용량도 12온스(340.19g)에서 20온스(566.99g)로 커졌다.


그 이유로 코스트코는 "핫도그로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다"라는 인상 깊은 답변을 내놨다.


코스트코 자체 소식지인 '코스트코 커넥션' 2009년 3월호에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내용이 실렸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다만 코스트코는 원가를 낮추기 위해 지난 2008년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로 변경하고 2013년 코카콜라가 음료 가격을 인상하자 경쟁사 펩시로 바꿨다.


일부 현지 매체는 핫도그가 코스트코의 마케팅 전략이라고도 분석했다. 회원을 한 명 더 늘리는데 유용하다는 것이 이유다.


이들은 코스트코가 제품 판매보다 연회비로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핫도그 때문에 코스트코에 오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상봉점 등 국내를 비롯한 해외 일부 매장에서는 비회원도 푸드코트를 이용할 수 있게 하지만 막상 코스트코에 와서 핫도그만 먹고 갈 고객들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인사이트instagram '@jungyu3881'


또 핫도그가 저렴한 탓에 고객들이 푸드코트의 다른 식품을 함께 주문하는 효과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싼 가격이 구매욕을 높인다는 말이다. 하지만 다른 메뉴 가격은 핫도그 세트처럼 저렴하지 않다.


양송이 수프 2,700원, 딸기 요구르트 스무디 2천원, 밀크 소프트아이스크림 2,500원, 피자 1조각 2,500원, 칠리 라이스 그라탱 9,500원, 치킨 시저샐러드 6천원 등이다.


물론 핫도그가 워낙 불티나게 팔리기 때문에 단순한 판매 효과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핫도그는 연간 1억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instagram '@jungyu3881'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 팔리는 핫도그를 모두 합한 것보다 4배가 많은 양이다. 때문에 코스트코는 핫도그로 매년 1억 5천만 달러(한화 약 1,683억원)를 번다.


코스트코 창업자 짐 시네갈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제품 수는 적지만 가장 좋은 것으로, 마진은 15%를 넘기지 않게"를 자주 언급했다.


30년 넘게 핫도그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은 그의 철학이 반영됐기 때문 아닐까.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