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싸늘한 '여론'에 임금협상 수용한 '고액연봉' KB국민은행 노조

19년 만의 '총파업'에 이어 사용자인 KB국민은행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을 고용노동부에 고소까지 한 KB국민은행 노조가 입장을 바꾸며 방향을 선회했다.

인사이트(좌) 허인 KB국민은행장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우) 박홍배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위원장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총파업'으로 몸살 앓았던 KB국민은행 노사중노위 사후조정 통해 '임단협' 잠정 합의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여론의 싸늘한 반응 때문일까. 


19년 만의 '총파업'에 이어 사용자인 KB국민은행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을 고용노동부에 고소까지 한 KB국민은행 노조가 입장을 바꾸며 방향을 선회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에 열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을 통해 KB국민은행 노동조합(노조)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잠정 합의했다.


이날 중노위 사후조정 주요 쟁점은 '페이밴드 폐지'와 'L0로 전환된 직원의 근속연수' 인정 여부였다.


페이밴드는 성과에 따라 차등 연봉을 지급하는 제도이며, L0는 'Level 0' 즉, 최하위 직급을 뜻한다. 지난 2014년 영업직 창구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생긴 직급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팽팽한 줄다리기 계속했던 KB국민은행 노사


지난 협상까지만 하더라도 노조 측은 페이밴드는 완전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사측은 전 직원이 아닌 신입 직원부터 페이밴드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L0(최하위 직급) 직원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렸다. 노조 측은 L0직원의 근무경력 인정 범위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KB국민은행의 기존 인정 범위는 1년 당 3개월, 최대 60개월이었다.


사측은 경력을 모두 인정하면 '직급 간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노사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어느 한쪽이 굽히고 들어오지 않는 한 노사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듯한 상황이었다. 난항이 계속됐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KB국민은행 노조, 호기롭게 '총파업' 진행


급기야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한 2000년 이후 19년 만의 '총파업'이 가결됐고, 지난 8일 '총파업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사측은 전체 직원 1만 6천여명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5,500명이 총파업에 참가했다고 추산했으며, 노조 측은 1만여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한다. 적지 않은 직원이 머리띠를 메고 파업에 참가한 셈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당장 은행 이용에 불편이 예상됐다. 영업점 거래를 선호하는 노인 고객은 물론 거액 이체, 대출, 외환 등 기존 영업점에서 진행하는 창구 업무의 운영 차질이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혼란은 없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모바일 금융거래가 보편화된 영향이 컸다.


오히려 '디지털 세대'를 맞은 은행에 생각보다 '인력'이 많이 필요치 않다는 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말았다. 노조가 '역풍'을 맞은 셈이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총파업'이 불러온 '역풍'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사측이 지난 협상에서 당초 노조가 요구했던 '성과급 300%'를 준다고 했는데도, 입장을 굽히지 않고 총파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고객이 낸 예금에서 발생한 '이자'로 월급을 받는 은행 직원이 고객의 불편을 볼모로 삼고 제 밥 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대부분의 고객은 노조의 행보를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하게 바라봤다.


차가운 시선은 계속됐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노조는 상급 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의 의견을 받들어 2차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던 노조가 한 발 물러난 셈이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박홍배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위원장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싸늘한 여론 탓? 입단협에 잠정 합의한 KB국민은행 노조


그리고 전날인 23일 노조가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합의안은 조합원의 찬반 투표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주요 쟁점이었던 임금체계는 노사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사제도 TFT를 구성해 L0로 전환된 직원의 근속연수 인정 및 페이밴드를 포함한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향후 5년 내에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인사제도 TFT 종료 시까지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현행 페이밴드 제도를 완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중심이 되는 KB국민은행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