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떠난 삼성물산 패션, YG엔터 합작법인 '네추럴나인' 청산

인사이트(좌)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 SBS 'K팝스타 시즌6' (우)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사장 / 사진 제공 = 삼성물산 패션부문


'K패션·K팝' 선두주자 합작회사 '네추럴나인''노나곤' 실적 부진에 결국 '네추럴나인' 청산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오너 일가' 이서현 사장의 사임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이끌게 된 박철규 부사장은 조직의 효율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YG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인 '네추럴나인'을 청산하고 스트릿 패션 브랜드 '노나곤'의 사업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6년간 패션 사업에 몸 담았던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사장직을 내려놓고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거처를 옮긴 지 한 달여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인사이트Instagram 'n_nona9on'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YG엔터테인먼트의 합작사 네추럴나인네추럴나인, 2014년에 스트리트 의류 브랜드 '노나곤' 론칭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YG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출자한 회사인 네추럴나인이 지난 2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해산을 결정했다.


지난 2012년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YG엔터테인먼트가 각각 51대 49로 합작으로 출자해 설립한 회사인 네추럴나인은 2014년 9월 스트리트 의류 브랜드 '노나곤(NONAGON)'을 선보인 바 있다.


K패션과 K팝을 이끄는 두 회사가 만든 브랜드인 만큼 노나곤은 브랜드 론칭 때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실적은 좋지 못했다. 가격이 비싼 탓이었다. 스트리트 의류를 주로 입는 연령층인 10·20대가 접근하기엔 진입장벽이 높았다.


인사이트Instagram 'n_nona9on'


고가로 책정된 '노나곤' 의류…흰색 기본 반팔티가 16만원스트리트 의류 주로 입는 10·20세대가 사기엔 다소 '부담'


노나곤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청재킷은 65만원에, 영문이 프린트된 흰색 반팔티는 장당 1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에서 판매하는 의류와도 가격 차이가 제법 있다. 에잇세컨즈에서 청재킷은 7만 9,900원, 하얀색 반팔티는 2만 5,9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물론 두 브랜드가 가진 방향성이나 의류 자체적인 디테일은 다르다.


하지만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10·20대가 이용하기엔 다소 진입장벽이 높았다. 기본 티셔츠 한 장이 20만원에 달하는 브랜드를 구매하기엔 부담으로 느껴질 법했다.


인사이트노나곤에서 판매하는 반소매 티셔츠 / 노나곤 홈페이지 캡처


인사이트에잇세컨즈에서 판매하는 반소매 티셔츠 / SSF몰 캡처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진 높은 진입장벽 첫해 매출 5억·손실 16억…득 보다 실 커 


높은 진입장벽은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노나곤의 첫해 매출은 5억 3,600만원에 그친 반면 영업손실은 16억 3,800만원에 달했다. 손실이 더 컸다.


2017년 매출은 18억원으로 첫해보다 3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18억원에 육박했다.


패션 업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도 야심 차게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사실상 득 보다 실이 더 큰 셈이다.


결국 양사는 노나곤 브랜드를 론칭한 네추럴나인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네추럴나인은 향후 청산인 선임한 뒤 청산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물산 패션 "네추럴나인 사업 종료…노나곤은 사업 중단""노나곤, 2019 S/S 상품 판매 끝으로 사업 잠정 중단할 예정"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양사가 합작 설립한 네추럴나인 사업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나곤은 운영 과정에서 자체적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2019년 S/S 상품 판매를 끝으로 사업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양사 합작 회사인 네추럴나인은 해산하지만 '노나곤'이란 브랜드가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스트리트 문화에 기반한 패션 브랜드의 잠재력을 감안해 향후 해당 분야의 사업방향을 면밀히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 뉴스1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


브랜드 효율 가치 판단에 따라 네추럴나인 해산을 결정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서현 전 사장의 뒤를 잇게 된 박철규 부사장은 패션부문장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조직 개편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남성복 1·2사업부를 하나로 합치고 그가 기존에 있던 상품총괄직을 없애는 등 임원 수를 줄이며 '슬림화'했다.


선임하자마자 조직 효율화를 단행한 박 부사장의 두 번째 행보는 네추럴나인 해산이다. 부실 브랜드를 정리해가며 '선택과 집중'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오너 일가' 이서현 전 사장의 후임으로 패션부문장에 앉은 뒤 선택과 집중에 각고의 노력을 다하는 박 부사장. 그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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