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없었다"…총파업에 1만명 참가해도 잘 돌아간 KB국민은행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우려 많았던 KB국민은행 '총파업'예상과 달리 별다른 고객 불편 없어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5,500여명에 달하는 KB국민은행 직원이 은행이 아닌 잠실 학생체육관에 모였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하나같이 '총파업'이라는 붉은색 띠를 머리에 매고 결의를 다졌다.


은행 전체 직원 중 약 30%에 해당하는 인원이 '총파업'에 참여하느라 출근하지 않았지만, 은행은 제법 잘 돌아갔다. 생각과 달리 큰 불편은 없었다.


디지털 시대인 만큼 웬만한 은행 거래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전국 1,058개 지점이 단 한 곳도 빠짐없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적은 인력으로 영업점이 운영됐지만 별다른 혼란은 없었고, 고객은 말이 없었다. 파업 자체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을 뿐이다. 그 어느 때보다 냉담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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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사측, 전체 직원 중 30%인 5,500명 '총파업' 참가

KB국민은행 노조, "직원 1만여명 참석했다" 상반된 주장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동조합(노조)는 예정대로 지난 8일 서울시 송파구에 소재한 잠실 학생체육관에 모여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총파업 결의대회에는 전체 직원 1만 6천여명 가운데 5,500여명이 참여했다고 사측은 추산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1만여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주장대로라면 전체 직원의 60% 이상이 총파업에 참석한 셈이다.


이번 파업은 총파업 당일 새벽까지 KB국민은행 노사가 '성과급'과 '페이밴드' 등의 안건을 두고 밤샘 협상까지 벌였지만 끝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결과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박홍배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위원장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수포로 돌아간 노사 협상…19년 만에 총파업 진행


KB국민은행이 성과급과 수당 등으로 당초 노조 측이 요구했던 '통상임금의 300%'를 주는 대신 페이밴드 폐지와 임금피크제 도입은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고 손을 내밀었으나 노조는 이를 거절했다.


'페이밴드'는 연차가 쌓여도 승진을 못하면 임금을 제한하는 제도이며,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정년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 또는 연장하는 제도다.


노조는 조건이 달린 성과급 제시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사측의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노조는 계획대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로써 지난 2000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에 총파업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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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1/3 출근 안 해도 잘 돌아간 은행인터넷·모바일 금융 거래 보편화된 영향 


노조가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다.


당장 은행 이용에 불편이 예상돼서다. 영업점 거래를 선호하는 노인 고객은 물론 거액 이체, 대출상담 등 기존 영업점에서 진행하는 업무의 운영 차질은 불 보듯 뻔했다.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에 KB국민은행은 고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전국 1,058개 영업점을 열기로 했다. 적은 인력으로나마 전 점포를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서도 인력부족으로 인해 업무가 제한되거나 고객의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큰 '진통'은 없었다. 파업에 참가한 탓에 직원 1/3이 출근을 하지 않아도 멀쩡히 은행은 돌아갔다. 인터넷과 모바일 금융 거래가 보편화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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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총파업을 바라본 고객의 '싸늘'한 시선 


고객의 반응은 싸늘했다. 고객 예금 유치로 '이익'을 내는 은행에 속한 직원들이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3천만 명에 달하는 고객의 불편을 볼모로 잡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탓이다.


쉽게 말해 고객이 낸 예금에서 발생한 '이자'로 월급을 받는 상황에서 고객은 뒷전에 둔 채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는 순차적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는 교섭에 실패할 경우 이달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2차 파업에 돌입하고, 순차적으로 5차 파업까지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업이라는 강수로 은행을 압박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자충수'에 불과한 듯하다. 이번 총파업으로 인해 은행에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총파업으로 인해 고객 이탈 등 부적정인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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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불편 뒤로하고 총파업 강행한 노조의 향후 행보 주목 


KB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은 절대 작은 편이 아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 2017년 KB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은 9,100만원에 달한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세전 758만원 정도에 해당한다. 이런 고연봉 때문에 대학생들은 꼭 가고 싶은 직장으로 KB국민은행을 꼽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에 참가한 이들은 '꿈의 직장'으로 KB국민은행이 꼽힌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모양새다.


고객의 불편을 뒤로하고 제밥 그릇 챙기기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던 KB국민은행 노조. 이번 파업으로 인해 '디지털 시대'를 맞은 은행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측의 성과급 300% 제안도 마다하고 입장을 굽히지 않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던 노조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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