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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이 돈 안 되는 앱솔루트 '특수분유'를 20년간 만드는 까닭

특수분유는 생산하면 할수록 손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매일유업은 오로지 환아를 위해 이 모든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인사이트매일유업 창업주 고(故) 김복용 선대회장 / YouTube 'Maeil' (우) 앱솔루트 특수분유 / 사진 제공 = 매일유업


매년 4억원가량 손해 나는 '특수분유' 매일유업, 환아 위해 모든 손실 감내해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이 사업' 때문에 매년 3억원에서 4억원 가까이 손해가 난다. 결코 적지 않은 손실금액이다.


그런데도 무려 20여 년간 '이 사업'을 이어가는 기업이 있다. 바로 김정완 회장이 이끄는 유제품 전문기업 매일유업이 그 주인공이다.


매일유업은 지난 1999년부터 희귀병인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inborn error of metabolism)'을 앓는 환아들을 위해 앱솔루트 '특수분유'를 제조하는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수분유는 일반분유보다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데다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생산하면 할수록 손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매일유업은 오로지 환아를 위해 이 모든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Maeil'


김정완 회장이 아버지가 시작한 '특수분유' 사업 안 접는 까닭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이 손실을 내는 '특수분유' 사업을 포지하지 않고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받아서는 안 된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부친인 고(故)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가 한 말이다.


아버지의 가르침과 뜻을 이어 김정완 회장도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환아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인사이트매일유업


'먹는 즐거움' 못 느끼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환아들'특수분유' 외 일반 음식 먹으면 심각할 경우 사망하기도


김복용 창업주에 이어 김정완 회장이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은 우리나라 국민 5만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병이다.


이 병은 태어날 때부터 생화학적인 대사 경로를 담당하는 효소나 조효소의 결핍으로 발생한다.


쉽게 말해 아미노산이나 지방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체내에 부족하거나 만들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인사이트매일유업


때문에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을 앓는 환아들은 엄격하게 식단관리를 해야 한다. 


태어나자마자 바로 접하는 모유조차 먹지 못한다. 일반인들의 주식인 쌀밥과 빵, 고기는 물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입에 대지도 못한다.


만일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운동발달 장애,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에서 심각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서다. 사실상 '먹는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인사이트YouTube 'Maeil'


관심 못 받던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환아에 주목한 김복용 창업주희귀병 환아 만난 뒤 아이들 위한 특수분유 개발 및 생산 돌입해 


하지만 '먹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이 환아들은 대중적 관심을 받지 못한다. 환아들의 수가 워낙 적은 데다, 병명이 생소한 까닭이다.


기업은 물론 사회단체도 쉽게 주목하지 않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환아들. 제대로 된 관심을 못 받는 이 아이들에게 주목한 이는 바로 고(故) 김복용 창업주였다.


김복용 창업주가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환아를 위해 '특수분유'를 만든 배경은 한 아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지난 1999년 한 대학병원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만난 뒤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을 앓는 아이들을 위한 특수분유 개발 및 생산을 시작했다.


특수 분유는 일반 분유에 비해 수입 원료가 더 많이 들어가 제조 비용이 많이 들었다. 해마다 사업을 지속할수록 손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김복용 창업주는 사업을 접지 않았다. 소수의 아픈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이 땅에 있는 아이들이 굶주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염원에서 닻을 올린 게 바로 매일유업인 만큼 아픈 아이들도 허기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적용된 셈이다.


인사이트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 사진 제공 = 매일유업


소수의 아픈 아이들 위해 손실 감내하고 특수분유 사업 이어가는 매일유업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기업이 '이윤'에 얽매여선 안 돼. 중요한 건 미래 가치"


김복용 창업주의 이런 '착한 혁명'은 김정완 회장에게 그대로 이식된 듯하다.


김복용 선대회장이 지난 2006년 1월 작고한 뒤에도 매일유업은 여전히 특수분유를 생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특수 분유를 추가로 개발하고 환아와 가족을 응원하는 행사도 매해 열고 있다.


인사이트매일유업


이런 '착한 혁명' 때문일까. 배고픈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한 매일유업은 어느덧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있다. 50년간 생존에 성공한 것.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윤에 얽매여선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 가치다." 김복용 창업주의 남다른 '교육'을 받은 김정완 회장이 한 말로 알려진다.


기업이라면 응당 '영리'를 추구하는 게 당연하건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라고 강조하며 공익을 위한 착한 혁명을 이어가고 있는 매일유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