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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원 '시신탈취' 돕고 삼성서 뒷돈 1천만원 받은 전직 경찰

노동조합 탄압에 반발해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故 염호석 씨 '시신탈취' 사건 배후에 삼성 뒷돈을 받은 경찰관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다.

인사이트故 염호석 씨 살아생전 모습 / (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 SBS '그것이 알고싶다'


노조장 막으려는 삼성 측 도와 시신탈취한 전직 경찰삼성 측으로부터 도와준 대가로 뒷돈 1000만원 수수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노동조합 탄압에 반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고(故) 염호석 씨 '시신탈취' 사건 배후에 삼성 뒷돈을 받은 경찰관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의 대표적인 노조 탄압사건으로 손꼽히는 故 염호석 씨 '시신탈취' 사건에 개입해 삼성 측의 편의를 봐주는 것은 물론 뒷돈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관 2명이 재판에 남겨졌다.


3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수현 부장검사)는 故 염호석 씨 '시신 탈취' 과정에 개입한 전직 양산경찰서 정보보안과장 A씨와 정보계장 B씨를 지난 28일 불구속기소 했다.


A씨는 故 염호석 씨 장례가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막으려는 삼성 측을 도우라는 지시를 부하들에게 내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허위공문서작성·행사죄, 부정처사후수뢰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4년 전 유서와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된 故 염호석 씨노조장 장례 치르려고 했다가 돌연 가족장 바꾼 부친


앞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센터 분회장이었던 故 염호석 씨는 지난 2014년 5월 "저 하나로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라는 유서와 함께 강릉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노조는 유족 동의를 얻어 노조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서울의료원에 빈소를 마련했다. 그러나 故 염호석 씨 부친이 가족장으로 치르겠다고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


노조가 故 염호석 씨의 부친을 설득하는 사이 경찰 300여명이 장례식장에 투입돼 노조원들을 진압했고, 故 염호석 씨 시신은 부산으로 옮겨져 곧바로 화장되는 일이 벌어졌다.


일명 '시신탈취'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당시 故 염호석의 부친이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밝혔다면서 故 염호석 씨의 시신을 탈취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삼성 측으로부터 6억원 받고 마음 바꾼 故 염호석 부친노조원 모르게 삼성 합의금 받아 배달까지 해준 경찰관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故 염호석 씨의 부친이 삼성 측으로부터 6억원을 받은 뒤 마음을 바꾼 정황을 포착했다.


또 A씨가 故 염호석 씨의 부친 회유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부하 경찰관들에게 지시해 부친과 친한 이모 씨를 브로커로 동원했다.


부하인 B 전 계장 등은 브로커 이씨와 함께 故 염호석 씨의 부친을 찾아가 설득 작업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故 염호석 씨의 부친이 삼성전자 서비스 노조원들 모르게 삼성으로부터 합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직접 합의금을 받아 배달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이트故 염호석 씨 살아생전 모습 / SBS '그것이 알고싶다'


노조 측의 장례 막으려고 허위공문까지 작성한 경찰관민주노총 경남본부 측 "꼬리 자르기식의 수사 원치 않아"


이뿐만이 아니다. A씨는 화장 절차를 서두르기 위해 '수사상 필요하다'는 내용의 허위 공문서를 경찰서로 보내 화장장 접수에 필요한 '검시 필증'을 발급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31일 논평을 내고 "이재용 부회장 등 재벌 총수 일가의 아무런 개입이나 지시 없이 삼성그룹 전체가 불법을 동원하면서까지 무노조경영을 실행하려고 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검찰이 다시 몸통을 수사하고, 법원은 빠르게 재판할 것을 촉구한다"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임원에 대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故 염호석 씨의 시신탈취에 개입하고 노조와 사측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에 돕는 대가로 6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전직 경찰청 정보관 김모 경정이 지난 7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