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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일본 조미료 먹는 국민 위해 '마법의 가루' 미원 만든 임대홍 대상 창업주

티스푼으로 한 번 퍼서 넣는 것만으로도 놀랍게도 깊은 맛이 나는 국산 조미료 '미원'의 탄생 배경을 소개한다.

인사이트(좌) 故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 (우) 미원 제품 이미지 / 사진 제공 = 대상그룹


'마법의 가루' 미원의 탄생 스토리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요리를 하다 애매한 맛에 '더 첨가할 것이 없을까' 하면 꼭 생각나는 '미원'.


티스푼으로 한 번 퍼서 넣는 것만으로도 놀랍게도 깊은 맛이 나는 이 '미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조미료다.


미원 탄생의 시작은 고(故)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가 조미료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던 약 73년 전으로 돌아간다.


1945년 당시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는 부산에서 가죽사업과 무역업을 하다가 쏟아지는 수입물품 중 '아지노모토'에 주목했다.


인사이트1956년 부산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에서의 임대홍 창업주 / 사진 제공 = 대상그룹


'아지노모토'는 일본의 이케다 박사가 개발한 일본 조미료로, 당시 밀수로 들어오면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아 쌀값보다도 비싸게 팔렸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임 창업주는 1955년 조미료 제조 기술을 익히려 무작정 일본으로 떠났다. 오사카의 한 조미료 공장에 취업한 그는 어깨너머로 제조법을 익혔다.


임 창업주는 연구를 위해 공장에 살다시피 했다. '머슴살이'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이처럼 연구에 몰두한 덕분에 조미료 성분인 '글루탐산' 제조기술을 터득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1960년대 미원 제품 / 사진 제공 = 대상그룹


부산으로 돌아온 임 창업주는 1956년 현 대상그룹의 모태인 '동아화성공업'을 설립하고, 1957년 '맛의 원천'이라는 뜻을 담아 최초의 국산 발효 조미료 '미원'을 탄생시킨다.


순수 국내 자본과 기술로 만든 최초의 '국산' 조미료인 셈이다. 조금만 넣어도 어떤 음식이든 맛을 좋아지게 만드니 입소문을 타고 미원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많은 주부에게 '맛의 비밀'로 불리며 주방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고, 60년대 가장 인기 있는 명절 선물로까지 등극했다.


인사이트1959년 당시 인기스타였던 김지미 씨의 미원 광고 / 사진 제공 = 대상그룹


미원의 성공에 맞서 타 경쟁사들이 비슷한 조미료를 출시하기도 했다. 1963년 제일제당공업은 '미풍'을 내놓으며 미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미풍과의 경쟁은 영업사원 간 기싸움은 물론, 사은품 '전쟁'까지 일 정도로 치열했다. 엎치락 뒤치락 이어진 판촉경쟁에서 미원은 선착순 15만명에 '순금반지' 제공 이벤트를 내걸어 최종 승리했다.


큰 인기를 얻은 미원은 60~70년대 최고의 인기 선물 아이템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황금빛 캔과 신선로의 고전적인 느낌을 연결 지은 선물상자는 미원에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부여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선물세트 제작 수량이 늘어나면서 미원은 하나의 계절상품으로 자리 잡았고, 디자인과 내용물도 다양해져 갔다.


인사이트(좌) 미원 선물세트, (우) 1970년 경품으로 금반지를 내놓은 미원 광고 / 사진 제공 = 대상그룹


미원은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 전역으로 수출됐다.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 이집트 등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 2017년 미원 수출액은 1,859억원. 대상이 거둔 지난해 전체 수출액 7천억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대한민국 1호 해외 공장이자 미원 생산 공장인 '미원 인도네시아'는 45년째 가동 중이다.


이러한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대상그룹은 지난 2014년 10월에는 미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발효미원'과 '표고버섯 발효미원'을 출시하며 다양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임대홍 창업주는 제품 개발과 연구에만 몰두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연구를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받은 대상그룹이 앞으로 '미원'을 통해 어떤 새로운 기록들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