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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하고 속 쓰린 아빠가 아침마다 꺼내 먹는 국민 위장약 '겔포스' 비밀

국민 위장약 '겔포스'는 보령제약이 프랑스 비오테락스와 기술 제휴한 후 국내에 들여온 의약품인 사실이 확인됐다.

인사이트(좌) YouTube '보령제약그룹', (우) 사진 제공 = 보령제약 


프랑스 비오테락스와 기술 제휴 맺고 탄생한 보령제약 '겔포스'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윗배가 쓰리고 쥐어짜듯이 아플 때 우리는 노란색 위장약 '겔포스'를 찾는다.


지난 1975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겔포스는 지금까지 총 16억 5,700만포가 팔렸다. 이는 한 줄로 늘어놓았을 때 지구를 4바퀴 이상 감쌀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그만큼 그 약효는 오랜 세월 인정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지난 40여 년 동안 '국민 위장약'으로 부른 '겔포스'는 처음부터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것은 아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보령제약 


위산 분비 중화해 속쓰림·더부룩함 증상 완화해주는 '겔포스' 


지난 1969년 보령제약의 창업주 김승호 회장이 해외 출장 도중 프랑스 비오테락스의 짜 먹는 위장약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진다. 국내에는 알약이나 가루약만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그는 비오테락스에 연락해 오늘날의 '겔포스'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마음을 먹는다.


지난 1972년 김승호 회장은 비오테락스와 기술도입 계약을 맺은 후 3여년 동안 준비와 검증 과정을 거쳐 국내에는 지난 1975년 6월부터 '겔포스'를 생산했다.


'겔포스'의 겔은 '현탁액'을 뜻하고, '포스'는 강력한 제산 효과를 뜻한다고 전해졌다. 


실제로 '겔포스'는 약품의 이름처럼 과하게 분비된 위산을 알칼리성 물질로 중화시켜 속쓰림, 더부룩함 등의 증상을 빠르게 완화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유의 끈끈한 '겔' 타입이기에 '흡착성'이 강력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보령제약 


과음·스트레스 때문에 '위장병' 앓는 직장인 '겔포스' 찾아  


지난 1975년 판매를 시작한 직후부터 '겔포스'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과로나 과음에 익숙한 근로자들이 '위장병'을 앓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이들은 술 마시기 전에 '겔포스'를 마시면 덜 취하고 위장을 보호한다고 믿고 자주 복용했다.


이외에도 잦은 회식,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위가 아프고 속이 쓰린 사람들은 '겔포스'를 자주 찾았다고 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약효'를 인정받은 '겔포스'는 출시 4년 만에 매출액 10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보령제약 


국민 드라마 배우 발탁해 겔포스 '수사반장' 광고 선보인 보령제약 


제약 업계 관계자들은 보령제약의 '광고 전략'도 한몫했다고 입을 모은다.


처음 '겔포스'가 출시됐을 때 보령제약은 평화를 상징하는 녹슨 철모와 '수사반장 시리즈' 광고를 선보였다고 한다.


당시 보령제약은 1980년대와 1990년대 '국민 드라마'로 불릴 정도로 시청률이 최고에 달하는 MBC드라마 '수사반장'에 나오는 배우 최불암, 김상순, 조경환을 '겔포스'의 모델로 발탁했다.


국민 배우들은 '겔포스' 광고에 출현해 "위장병 잡혔어"라는 광고 문구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알려졌다.


그 결과 보령제약은 1990년대 중반부터 연간 15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블록버스터 일반의약품'으로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보령제약 광고 / 사진 제공 = 보령제약 


해외에서도 약효 인정받은 '겔포스'…중국·대만서 점유율 1위


국민 위장약 '겔포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겔포스'가 가장 먼저 진출한 국가는 대만이다. 지난 1980년 처음 수출한 후 대만 제산제 시장의 70%를 점유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방제품만 99가지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대만에 이어 중국에서도 '겔포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1992년 보령제약은 '겔포스'를 국내 완제의약품 가운데 최초로 '포스겔(Phosgel)'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수출했다.


'겔포스'는 지난 2004년 현지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 1992년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 팔린 겔포스의 양은 1억 3,000만포에 이른다.


인사이트중국에 수출된 '포스겔' / 사진 제공 = 보령제약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2000년 '겔포스엠' 출시한 보령제약 


한편, 보령제약은 '겔포스'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00년 10월에는 성분과 효능효과를 한단계 진화시킨 제품 '겔포스엠'을 선보였다. 


'겔포스엠'은 겔포스의 약효와 사용 편리성에 인산알루미늄, 수산화마그네슘, 시메치콘을 처방해 소화성 궤양 환자와 장기간 와병환자들도 부작용 엇이 복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보령제약 측에 따르면 회사는 '겔포스엠'을 개발하기 위해 약 4년간 보령제약 중앙연구소에서 연구 개발을 했으며 2년간의 임상실험도 거쳐 개발돼 위 보호막 형성 작용이 더욱 강력해졌다고 설명한 바 있다.


과연 보령제약의 '겔포스' 시리즈가 계속해서 '국민 위장약'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