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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밥솥 하나로 '폭망'하던 회사 연매출 7천억대 만든 구본학 대표의 비결

국민 밥솥 '쿠쿠'의 탄생 비화를 소개한다.

인사이트(좌)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 (우) 쿠쿠 밥솥 / 사진 제공 = 쿠쿠홈시스


납품회사에서 시장을 휘어잡는 브랜드로까지의 '쿠쿠' 성장기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쿠쿠가 맛있는 백미밥을 시작합니다. 쿠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열의 아홉은 들어봤다는 '쿠쿠' 밥솥. 지금은 소비자들에게 익히 알려진 브랜드지만 원래 쿠쿠는 20년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형식으로 대기업에 납품만 하던 밥솥 회사에 불과했다. 


1978년 성광전자로 처음 창립된 쿠쿠는 1997년 외환위기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물량이 급격히 줄었다. 이에 창업주 구자신 회장이 아들인 구본학 현 쿠쿠 대표에게 SOS를 쳤다.


구본학 대표는 당시 미국 일리노이대를 졸업하고 회계사로 일하고 있었다. 구본학 대표가 구원 투수로서 한국에 입국하고 나서부터 쿠쿠의 판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쿠쿠 홈페이지


처음 국내 수주가 줄어들자 회사는 수출로 눈을 돌렸다. 구본학 대표도 입사하자마자 해외영업팀장을 맡게 됐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구본학 대표는 우리만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보자고 아버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1998년 등장한 자체 브랜드 '쿠쿠'다.


야심 차게 시장에 '쿠쿠'라는 브랜드를 내놓았건만 알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에 구본학 대표가 선택한 타개책은 바로 '광고' 였다.


인사이트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 / 사진 제공 = 쿠쿠홈시스


독보적인 기술력 알리기 위한 '광고'에 배팅한 구본학 대표


성광전자 시절부터 인력의 20%가 연구개발에 있었던 데다가 20년간 밥솥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기술력은 자신이 있었던 상황.


평면 도면을 이용해서 만든 직선적이고 기계적인 기존 제품에 비해 쿠쿠는 3D 디자인 장비를 이용한 유선형의 밥솥을 자랑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는 것이 어려웠다. 제품의 성능이 좋다고 홍보해도 써보지 않는 이상 알 수도 없었던 것.


쿠쿠 제품을 양손에 들고 다니면서 발품 영업부터 시작했다. 문전박대를 당하기가 일쑤였고, 외상으로 줄 테니 한 번 봐달라 하면 "볼 테니 놓고 가라"고 하기도 했다.


인사이트Youtube '광고고전'


구본학 대표는 수출을 통해 얻은 환차익과 아버지에게서 얻은 돈을 더한 5억을 모두 광고에 쏟아붓기로 했다.


IMF 여파로 모두가 광고를 그만두던 시기였다. 여러가지 걱정을 뒤로하고 그의 선택은 그야말로 '완벽한 성공'을 이뤘다.


1998년 11월 첫 TV 광고로 알리기 시작한 쿠쿠는 특히 유명 남자 MC였던 이상벽을 광고 모델로 쓰면서 신뢰도를 높였고, 폭발적인 인지도 상승을 이뤘다.


'쿠쿠 밥솥으로 밥을 지으세요' 라는 뜻의 '쿠쿠하세요'와 같은 신조어를 만들고 그 위에 자연스러운 멜로디를 붙여 흥얼거릴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소비자에게 각인될 수 있었던 '한 수'였다.


인사이트Youtube '광고고전'


그 후 실제 제품을 사용한 주부들이 기술력까지 칭찬하기 시작하면서 쿠쿠는 한국의 대표 밥솥으로 거듭나게 됐다.


1998년 4월 출시 직후 0.9%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TV광고 이후 5.1%, 1999년에는 출시 1년 반만에 18.1%를 달성했고, 같은 해에만 40만대가 팔리는 저력을 보였다.


많은 업체들이 '쿠쿠' 제품을 사기 위해 돈을 들고와서 사무실에 대기하다가 서로 먼저 실어가려고 난리가 났다는 후문도 있다.


지난 2014년 이후부터는 7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국내 전기밥솥 시장 1위를 지켜내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쿠쿠 CUCKOO'


엄청난 성공을 이끌어낸 구본학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생활환경가전 렌탈 사업으로 쿠쿠전자를 확장시켰다.


지난해부터 지주사로 전환, 현재는 지주사인 쿠쿠홀딩스, 렌탈 사업의 쿠쿠홈시스, 가전사업 쿠쿠전자 등 3개로 분할했다.


말레이시아,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꾀하며 지난해에는 쿠쿠 전체 매출액 약 7,5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8,500억원. 늦어도 2020년까지는 1조원 돌파를 계획하고 있다.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사업적으로 풀어가는 것'이라 한 구본학 대표.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달리는 구본학 대표의 혁신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