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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펑펑' 눈물 쏟게 만든 코오롱 이웅열 회장의 퇴임사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퇴임을 선언하며 임직원들에게 보낸 감동적인 메시지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에 올랐다.

인사이트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 / (좌) 사진 = 박찬하 기자 chanha@, (우) 코오롱그룹 


'시불가실 (時不可失)' 강조하며 퇴임 선언한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내가 스스로 비켜야 진정으로 변화가 일어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제가 떠남으로써 우리 변화와 혁신의 빅뱅이 시작된다면 제 임무는 완수되는 겁니다."


28일 지난 23년간 코오롱 그룹의 경영을 이끌어온 이웅열 회장이 코오롱원앤온리(One&Only) 타워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의 행사에서 퇴임을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One&Only) 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은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생방송 행사로, 그룹 임직원들에게 생중계 됐다.


이웅열 회장은 생방송이 끝나갈 무렵, 청바지와 검은 터틀넥 차림을 하고 예고없이 연단에 올라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캐주얼한 옷차림의 이웅열 회장은 "지금부터 제 말을 들으면 왜 이렇게 입고 왔는지 이해가 될 것" 이라며 "내년부터 그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 후 이웅열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올려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임을 공식화했다.


서신에서 이웅열 회장은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뜻의 고사성어 '시불가설'을 인용하며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로 창업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젠 망할 권리까지 생겼다"는 그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에 남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 책임감의 무게도 느껴야했다"며 특권과 책임감을 함께 내려놓게 된 홀가분한 소회를 밝혔다.


인사이트코오롱원앤온리(One&Only)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퇴임사를 밝힌 이웅열 코오롱 회장 / 사진 제공 =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 "그 금수저를 꽉 물고 있느라 이빨이 다 금이 간듯"


이웅열 회장은 "확실한 것은 세상이 변하고 있고 변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며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위해 더 속도를 높여 나아갈 것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가 바로 걸림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변화와 혁신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퇴임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다고 전했다.


그룹의 더 큰 성장을 위해 스스로의 변화를 선택한 것. 이웅열 회장은 "새로운 사업은 새로운 세대가 맡아야 한다"던 부친 故 이동찬 코오롱 전 회장과 뜻을 같이 한다고 알렸다.


"여러분 더 힘차게 가속 페달을 밟아 주십시오. 더 눈을 크게 뜨고 앞을 봐 주십시오. 저는 벌써 성공의 가속도를 높여가는 여러분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코오롱원앤온리(One&Only)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퇴임사를 밝힌 이웅열 코오롱 회장 / 사진 제공 =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은 공식적인 퇴임식도 갖지 않기로 했다. 코오롱 측 또한 별도의 퇴임식은 없다고 밝힌 바, 이번 깜짝 퇴임사가 이웅열 회장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 됐다.


"제 편지에 마침표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진정한 변화와 성공이 마침표가 될 것입니다"며 서신의 마무리에 마침표를 찍지 않은 이웅열 회장.


임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이웅열 회장의 퇴임 소식에 화들짝 놀랐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이후 이 회장의 서신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큰 결단을 내린 이웅열 회장의 진심이 임직원들에게 닿아 큰 감동을 선사하면서, 그룹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애사심'까지 심어줬다.


인사이트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퇴임을 밝힌 뒤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 사진 제공 = 코오롱그룹


유석진 부사장, 코오롱 대표이사 사장 승진


한편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퇴임에 따라 이날 진행된 2019년도 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코오롱 유석진 대표이사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유석진 사장은 코오롱 지주회사를 이끌고, 신설되는 '원앤온리위원회'의 위원장도 겸임한다.


이웅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 코오롱 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규호 COO는 그룹 패션 사업 부문 등 핵심 사업을 총괄 운영한 다음, 그룹을 이끌때까지 경영경험과 능력을 쌓아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