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20% '폭망'에도 최태원에 '주식 증여' 받고 위안 삼은(?) SK네트웍스 최신원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 사진 제공 = SK네트웍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친족들에 '9,200억원' 상당의 SK㈜ 지분 증여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지난 2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형제들의 경영 지원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등 친족들에게 9,200억원 상당의 SK㈜ 지분을 증여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 타계로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20주년을 맞아 그룹 성장의 근간이 되어준 형제 등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주를 증여했다"고 밝혔다. 

증여된 주식 가치는 증여 전날인 20일 종가(주당 28만 5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9,228억원에 달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SK그룹 

최태원 회장, "한결같이 성원하고 지지해준 친족들에 보답하기 위해 지분 증여"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166만주)을 비롯해 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49만 6,808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83만주) 등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주를 증여했다. 

최윤원·최신원 회장은 SK그룹을 창업한 故 최종건 회장의 자제들이다. 故 최종건 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인 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형이다.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이 같은 뜻에 동참해 SK㈜ 주식 13만 3,332주(0.19%·약 374억원)를 친족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증여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형제 경영진들 모두가 하나가 돼 IMF와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의 위기를 극복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결같이 성원하고 지지해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지분 증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분을 증여받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먼저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겠다는 뜻을 제안했다"면서 "SK그룹을 더욱 튼튼하고 안정적인 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실적 안 좋은 와중에도 주식 증여 받고 소감 밝힌 최신원 회장 

최태원 회장의 주식 증여 소식에 '우애 경영'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오는 이들도 많다. 

형제들의 우애를 보여주는 것은 맞지만 결국엔 가족들끼리 '돈 잔치'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 어린 시각이 있는 것.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게다가 증여 대상 중 한 명이었던 최신원 회장의 SK네트웍스는 올 3분기 화학 판매량 감소 등으로 인해 실적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413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나 감소했다. 매출 역시 3조 5,300억원으로 6.6%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적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9천억원대' 주식 주고 받기에 나서는 것이 국민들에게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실적과 주식 증여는 '별개'이지만, 영업이익 하락으로 회사 내부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은 와중에 오너 친족끼리의 주식 파티가 좋게 보이진 않는 게 사실이다"라고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