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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아들' 사실 숨기고 통조림 공장서 일하다 동원그룹 부회장 된 김남정

동원그룹의 주력 계열사 동원F&B가 올해 3분기 28.4% 증가한 영업이익을 보인 가운데, 김재철 회장의 아들 김남정 부회장이 주목받고 있다.

인사이트(좌)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우)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 사진 제공 = 동원그룹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회장의 아들 김남정 부회장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우리의 '최애' 식품인 '동원참치'를 만든 동원그룹의 창업주 김재철 회장. 


원양어선에서 직접 참치를 잡아가며 통조림 참치를 대중화시킨 그는 사업뿐 아니라 '자식 농사'에서도 꽤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김 회장의 든든한 두 아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각자의 자리에서 아버지 못지않게 눈에 띄는 경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2004년 김재철 회장은 동원산업과 동원금융을 계열분리해 금융 부문은 큰 아들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제조 부문은 둘째 아들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에게 맡겼다. 


특히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동원F&B가 올해 3분기 매출 7,894억, 영업이익 383억원으로 각각 7.8%, 28.4% 증가한 수치를 보이는 등 제대로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동원그룹


재벌인 것 숨기고 '밑바닥 경영'부터 시작한 김 부회장 


김 부회장은 1996년 동원산업에 발을 들였다. 그런데 연 매출 6.5조 규모의 회사를 이끄는 회장님의 '금수저' 아들 치고는 그 행보가 조금 독특했다. 


그는 흔한 재벌가 자제와는 달리 '말단 직원'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부산의 참치 통조림 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처음 일을 배웠으며, 동원산업 영업부 사원으로 들어가 사내 백화점에 참치를 직접 배달하기도 했다. 


당시 "김재철 회장의 아들이 공장에서 일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 주인공이 김 부회장이라는 사실은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 정도로 김 부회장은 자신의 존재를 꽁꽁 숨긴 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고 한다.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경력을 쌓은 그는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 등 동원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두루 거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인사이트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 사진 제공 = 동원그룹 


적극적 인수합병으로 동원그룹의 외연 넓혀 


2013년 말 부회장 자리에 올라서면서 동원그룹의 본격적인 2세 경영 시작을 알린 김 부회장은 M&A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동원참치가 지금의 동원그룹을 만들어준 주역이긴 하지만 더 이상 참치 통조림 매출에만 기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김 부회장은 포장재 사업 등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2014년 필름 및 판지상자 제조사인 '한진피앤씨'를 인수했다. 


그해 10월에는 음료수 포장재 기업 '테크팩솔루션(전 두산테크팩)과 해외 캔·유리 제조사 '아르다 사모아'를, 2015년에는 페트남 포장재 기업 'TTP'와 페트병 제조사인 'MVP' 등을 인수했다. 


2016년에는 온라인 반찬 간편식 제조업체 '더반찬', 종합 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주도하면서 회사의 몸집을 불리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했다. 


인사이트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동원그룹 


'참치' 중심 회사 넘어 이제는 종합식품회사로의 변신 꾀해


이제 김 부회장은 동원그룹을 참치 중심의 수산 전문기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종합식품회사로 탈바꿈시키는 데에 힘을 쏟아붓고 있다. 


그 노력에 힘입어 동원F&B의 자회사이자 식자재 유통사업, 푸드서비스, 외식 사업, 가정간편식 사업 등을 이끄는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매출 9,780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넘볼 만큼 성장했다. 이는 2013년 1,262억에 비해 7.7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동원홈푸드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더반찬'은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반찬을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더반찬' 제품 생산을 위해 서울에 대규모 조리 공장을 세우기도 했는데, 가정간편식 부문 매출을 연간 1천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김 부회장의 포부가 드러낸 대목이다. 


동원그룹은 또한 지난해 축산농업회사 두산생물자원을 인수하면서 사료사업의 규모도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가축 사료 생산 계열사 동원팜스와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인사이트Instagram 'dongwongroup'


아버지의 '경영 DNA' 그대로 물려받은 김남정 부회장


"태풍이 칠 때 선원들은 파도를 보지 않고 선장의 얼굴을 본다. 리더는 자신의 부하직원 모두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서도 태연할 수 있는 담력과 자신감을 지녀야 한다"


바다를 누비며 원양어업에 뛰어들었다가 동원산업을 창업, 지금의 대형 기업을 만든 김재철 회장.


김 회장이 아직 경영에서 손을 놓진 않았지만 그의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아들 김남정 부회장이 가져올 동원그룹의 변화도 점점 더 기대된다.


인사이트(좌) YouTube 'ALL ABOUT', (우) 사진 제공 = 동원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