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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계열사 CEO들 당황하게 만든 구광모 회장의 '돌직구' 질문

본격적인 자기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한 구광모 회장이 사업보고회에서 어떤 질문을 날렸길래 LG그룹 각 계열사 CEO들이 진땀을 뺐을까.

인사이트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 / (좌) 사진제공 = LG그룹, (우)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회장' 직함보다는 '대표'로 불리길 원하는 구광모 LG회장각 계열사 사업보고회서 '돌직구' 질문…자기 색깔 드러내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회장'이라는 직함보다 '대표'라고 불리길 원하는 LG그룹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달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각 계열사들과의 사업보고회를 진행했다.


사업보고회는 LG그룹 지주사인 ㈜LG와 LG그룹 전 계열사의 핵심 경영진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총 두차례씩 열리는 그룹 경영전략회의다.


쉽게 말해 LG그룹의 총수가 각 계열사들로부터 사업 성과를 보고 받고 향후 사업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인 셈이다.


구광모 회장은 회장에 취임한 뒤 처음 자신이 주재하는 각 계열사 사업보고회에서 예상치 못한 '돌직구' 질문을 날려 계열사 최고경영진(CEO)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인사이트윤수영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과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는 구광모 회장 / 사진제공 = LG그룹 


구광모 회장 "업(業)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생각지도 못한 '돌직구' 질문에 당황한 각 계열사 CEO들


본격적인 자기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한 구광모 회장이 어떤 질문을 날렸길래 LG그룹 각 계열사 CEO들이 진땀을 뺐을까.


19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LG화학 사업보고회에서 "업(業)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의례적인 덕담을 기대했던 LG그룹 각 계열사 CEO들은 생각지도 못한 구광모 회장의 '돌직구' 질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선대 회장인 고(故) 구본무 회장 때까지만 하더라도 각 계열사 사업보고회는 경영진 발표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었다.


인사이트지난 9월 평양행 여객기 공군 1호기 탑승길 오르고 있는 구광모 회장 모습 /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부친 故 구본무 회장 흔적 지우기…토론 중심 사업보고회각 계열사 주력사업 강점·약점 면밀히 분석, 꼬집는 시간 마련


하지만 구광모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올해 사업보고회는 달랐다. 경영진 발표 내용보다는 경영진 간 토론이 주를 이룬 것이다.


단순히 회의방식만 바꾼 것이 아니다. 회의 내용 또한 과거 사업보고회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진행돼 계열사 CEO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는 후문이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실적 중심이었던 과거 사업보고회와 달리 현재 주력사업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문제점을 꼬집는 시간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또 각 계열사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위험도 면밀하게 따지며 그룹 미래 먹거리 사업이 무엇인지를 논의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인사이트북측 경제 인사와 면담 중인 최태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구광모 회장 모습 /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기존 관습 탈피하고 혁신과 변화 내세운 구광모 회장재계 관계자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고민 느껴져"


만 40세 나이에 '160조 거함' LG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젊은 총수답게 기존 관습을 탈피함으로써 혁신과 변화의 기운을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재계 한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의 행보에 대해 선대 회장의 뜻을 받들어 故 구본무 회장의 '흔적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LG그룹의 모태 격인 LG화학 신임 대표이사에 외부 인사를 전격 영입한 파격적인 인사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 CEO 영입한 '젊은 총수' 구광모 회장과거 LG그룹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연말 정기인사 혁신 예고


구광모 회장은 LG화학 사업보고회 직후 42년 간 'LG맨'으로 일하며 LG화학을 이끈 박진수 부회장을 전격 교체하고 후임으로 신학철 미국 3M 수석부회장을 내정했다.


LG화학이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 것은 1947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과거 LG그룹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구광모 회장의 파격적인 인사 행보에 대해 이달 말로 예정돼 있는 그룹 정기 임원인사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로 보고 있다.


자기 색깔 드러내기 시작한 구광모 회장. 본격적인 구광모 회장의 의중은 조만간 단행될 LG그룹 각 계열사별 CEO 인사를 통해 알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