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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 할머니'가 올해 수능 합격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는 '책' 상태

박선민 할머니는 2001년부터 시작한 공부의 결실을 맺기 위해 지난 15일 수능에 응시했다.

인사이트CJ헬로티비 '대구방송'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남들보다 60년 늦게 시작했지만 공부 열정만큼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만학도 할머니의 사연이 감동을 안긴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 15일 대구 중구 남산동 경북여자고등학교에는 특별한 수험생이 등장했다.


밝은 얼굴로 시험장에 들어선 그는 대구 지역 최고령 응시자인 박선민(81) 할머니다.


이날은 박 할머니가 2001년부터 시작한 공부의 결실을 맺는 날이자 '꿈'을 이루는 날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CJ헬로티비 '대구방송'


박 할머니는 CJ헬로티비 '대구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부터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사람을 보며 공부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를 해내기 위해 박 할머니는 검정고시에 도전했고, 2003년과 2005년 각각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에 성공했다.


이후 박 할머니는 그 어렵다는 고등학교 졸업 과정 영어와 과학도 무사히 통과했다. 하지만 '국어'가 할머니의 발목을 잡았다. 


긴 지문을 빠르게 읽고 풀어야 하는 특성상 박 할머니에게는 시간이 늘 부족했기 때문. 결국 9번의 도전 끝에 10번째인 올해 8월 드디어 합격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CJ헬로티비 '대구방송'


그때부터 박 할머니는 수능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또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백번 읽었다 하면 말 다 했지"라며 "그게 머릿속에 다 들어가도록 다 읽었습니다"고 털어놨다.


박 할머니의 노력은 그의 책만 봐도 알 수 있다. 문장의 중요한 부분마다 노란색 형광펜이 그어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빨간펜으로 꼼꼼하게 메모되어 있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수험서이기에 할머니가 읽기엔 다소 작은 글씨였지만 박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또 박 할머니는 이번 수능을 위해 하루에 2~3시간 쪽잠을 잤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졸음을 물리치기 위해 수없이 들이켠 커피. 결국 박 할머니는 심장에 물이 차 박동기를 이식하는 수술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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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CJ헬로티비 '대구방송'


박 할머니의 도전이 계속될수록 건강은 점점 악화됐다. 심지어 건강이 염려된 아들이 두 번이나 책을 모조리 버렸지만 박 할머니는 멈출 수 없었다.


대학 졸업증을 갖춰 복지관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싶은 '꿈' 때문이었다.


수능에 앞서 대학 다섯 군데 중 3곳에 수시 합격을 하고, 최종적으로 수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19학번이 된 박 할머니.


할머니는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MT도 가면 따라가고 출석도 열심히 하고 대학교에 간다고 해도 공부를 놓으면 안 되고 대학교 가도 열심히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