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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짜장면 못 먹는 아이들 위해 '짜파게티' 만든 농심 신춘호 회장

짜장면이 비싸던 시절, 1984년 획기적인 맛과 마케팅으로 출시된 짜파게티는 일요일을 책임지는 별식으로 자리잡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농심


출시 35주년을 맞은 '짜파게티'의 탄생과정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짜장면' 하면 떠오르는 노래의 한 구절은 그때 그 시절, 짜장면이 다소 저렴하지는 않았던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지금은 저렴한 음식점부터 고급화된 중식당까지 다양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짜장면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1960년도 한그릇 값이 20~30원으로 당시 물가에 비하면 고급 음식이었다. 그 후 1970년대 후반에는 138원으로 5~7배 인상되고, 1980년에 다시 350원으로 올라 1976년 가격의 2.5배를 기록했다.


인사이트영화 '김씨표류기'


80년대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소년이 쓴 자서전적 에세이 '저 하늘에도 슬픔이'에서도 짜장면은 생일에나 먹을 수 있는 초호화 음식으로 묘사된다.


이처럼 생일이나 졸업 등, 특별한 날에 맛보곤 하는 음식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한 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잘 알고 있는 '짜파게티'다.


가격대가 있는 짜장면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대중 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농심은 1970년대부터 큰 노력을 기울여왔다.


인사이트Youtube 'logneun'


짜장면의 인스턴트 대중화 이끈 '짜파게티'


짜장면이 짜장라면으로 가는 인스턴트화 과정에서 1978년 '삼선짜장면' 1983년 '농심 짜장면' 등 여러 짜장면을 출시하다 마침내 '짜파게티'가 등장했다.


1984년 출시된 '짜파게티'는 짜장라면 시장의 시초는 아니지만, 출시 이후 가장 '짜장면'과도 같은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짜파게티가 출시되던 84년 당시 시중 제품들은 수프가 면에 잘 섞이지 않아 뭉치는 탓에 짜장면 맛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


이에 농심은 맛있는 짜장면을 그대로 구현할 방법을 찾았다. 수분이 적고 결정 입자가 모래알갱이처럼 고체화되는 그래뉼 공법을 도입했다.


인사이트농심 홈페이지


이 공법으로 만들어진 스프는 뜨거운 환경에서도 잘 뭉치지 않고 골고루 비벼졌다.


또한, 화덕 위에서 센 불로 볶은 춘장의 풍미를 재현하기 위해서 춘장과 양파 등을 볶아 만든 스프로 맛을 보다 강화했다. 


풍부한 건더기와 조미유까지 더하니 마치 간짜장과도 같은 느낌을 냈다.


사실상 짜파게티는 짜장면과 완벽히 똑같은 맛이 날 순 없었다. 그러나 간짜장과 비슷하면서도 짜파게티만이 가진 '고유한' 맛은 오히려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인사이트Youtube '농심기획(NongShim Communications)'


독특한 이름과 마케팅, 맛으로 3번 소비자 눈길 사로잡아


이에 더해 짜장라면치고 독특한 이름 '짜파게티'와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대표적인 성공한 캐치프레이즈로 짜파게티는 주말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OO짜장' 등으로만 나왔던 짜장라면 시장에서 이 독특한 '짜파게티'라는 이름도 '네이밍의 달인', 농심 신춘호 회장이 직접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스파게티의 소프트한 맛에 자장을 곁들인 새로운 스타일이기도 하고, 스파게티처럼 비벼먹기 때문에 '짜파게티'가 된 것이라는 후문.


인사이트Youtube '농심기획(NongShim Communications)'


별식을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짜파게티'는 출시 35년이 지난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짜장라면의 약 80% 점유율을 '짜파게티'가 차지하고 있으며, 출시 후 누적 판매량이 지난 3월 기준 55억 개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짜파구리, 오파게티 등 소비자들이 여러 제품과 섞어 제조하는 방식으로 잘 어울린다는 평에 새로운 인기를 타고 있다.


"나는 국민을 위해 라면을 만들었다"는 농심 신춘호 회장의 신념처럼, 부동의 국민 짜장라면이 된 짜파게티의 다음 기록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