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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6시간 이상씩 '살인근무' 시달리는 롯데제과 배송직원의 절규

롯데제과김해물류센터에서 지입차로 롯데제과 배송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살인적인 업무량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인사이트(좌)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우)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출근시간은 새벽 6시이지만, 퇴근시간은 없습니다"


롯데제과김해물류센터에서 지입차로 롯데제과 배송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살인적인 업무량에 몸살을 앓고 있다.


A씨가 하루에 일하는 시간은 최소 12시간에서 최대 16시간.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시행되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과 저녁 있는 삶을 누리고 있는 것과 극명히 대조된다.


힘에 부친 업무를 견디다 못한 A씨가 불만이라도 얘기하려고 하면 돌아오는 것은 일을 아예 안 주겠다는 뜻의 '배차정지'다.


하기 싫으면 나가라는 듯한 사측의 태도에 결국 A씨는 고된 몸을 이끌고 오늘도 운전대를 잡는다.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A씨의 게시물 / 청와대 게시판 캡처


롯데제과 배송업무 맡는 A씨 "하루에 많게는 16시간 운행해"


지난달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입차도 노동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서 롯데제과김해물류센터에서 지입차로 롯데제과 배송업무를 맡고 있다고 밝힌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월부터 강도 높은 근무를 이어오고 있다.


해당 물류센터에서 배송을 책임지는 롯데로지스틱스센터장이 운행하던 차량 대수를 기존 28~34대에서 24대로 줄였기 때문이다.


하루에 배송해야 할 물량은 줄지 않았지만, 차량 수가 줄어든 터라 A씨의 업무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사진 = 인사이트


불만 얘기하자 돌아온 결과는 '나가라'는 뉘앙스의 사측 처분 


이 시기부터 배송해야 될 물량도 늘었다. 5월부터는 빙과업계 대목이라 할 수 있는데, 롯데제과가 빙과 사업도 진행하는 만큼 배송 물량 자체가 늘어버렸다.


자연스럽게 퇴근도 늦어졌다. 배차된 일을 끝내야만 퇴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출근 시간은 새벽 6시에서 6시 30분으로 정해져 있지만, 최소 밤 9시는 넘어야 일과가 끝났다.


적게는 12시간 많게는 16시간씩 운전대를 잡던 A씨는 버티고 버티다 사측에 불만을 얘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일을 하기 싫으면 나가라는 뉘앙스의 '배차정지' 처분이었다. 사측의 강압적인 태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A씨 "정상적인 근무로 퇴근할 그 날만 기다린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롯데로지스틱스 센터장은 산행, 야유회, 성희롱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이런 갑질이 일어나지만 김해센터에 대한 감사 한 번 없었다"라며 "정상적인 근무로 퇴근할 그 날을 기다린다"고 한탄했다.


최근 CJ대한통운이 살인적인 노동 시간과 과도한 경쟁, 죽음의 외주화로 택배노조를 비롯한 각종 단체에게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로지스틱스의 소속도 아닌 A씨가 사측 때문에 높은 업무강도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일 시킬 때는 마치 본사 직원처럼 시키고, 책임질 일이 생기면 발을 빼버리는 기존 물류센터의 구악이 롯데로지스틱스에서도 있었던 만큼 비판 여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롯데로지스틱스 "허위사실"이라 일축 


또한 롯데제과물류센터에서 롯데제과 배송업무를 맡았던 이가 폭로한 것인 만큼 롯데제과도 비판의 화살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롯데제과는 "물류는 롯데로지스틱스에서 한다"고 말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청와대에 올라온 게시물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롯데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A씨는 롯데로지스틱스 소속이 아니라 협력사에 소속돼 롯데제과 배송을 하시는 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아이스크림 때문에 여름 물량이 많았던 때였다. 연장 근무에 따른 수당을 지급했다"며 "A씨가 먼저 업무 배차를 늘려달라고 요청했었다"라고 말했다.


롯데로지스틱스 센터장의 산행, 성희롱 등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허위사실이다. 해당 사항은 없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