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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신용 등급' 하락한 현대·기아차..."정의선 리더십도 추락 위기"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남몰래 눈물을 흘렸던 현대·기아차가 국제 금융 시장에서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굴욕을 맛봤다.

인사이트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 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남몰래 눈물을 흘렸던 현대·기아차가 국제 금융 시장에서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굴욕을 맛봤다.


국제 신용 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일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기업 신용 등급은 종전대로 'Baa1'을 유지했다.


신용 등급 하향 조정되는 굴욕 맛본 현대·기아차


유완희 무디스 선임 연구원은 이번 하향 조정에 대해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과 지속적인 비용 압박으로 수익성이 향후 1~2년간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증가했다"며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사업·지분 구조 측면에서 현대차와 긴밀한 연관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또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간의 순환 출자 구조를 통해 그룹 내 대부분의 자회사를 통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순 환출자 구조는 3사간 상호 연관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라며 "현대차의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될 경우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신용 등급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무디스는 이와 함께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기업 신용 등급도 종전(Baa1)대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기아차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한 곳은 무디스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현대·기아차 신용 등급 하향 조정


세계 최대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앞서 지난달 31일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신용 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낮췄다.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데 따른 조치다. 참고로 현대차의 S&P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은 기록이 있는 1998년 이후 처음이다.


S&P는 하향 조정에 대해 "현대·기아차의 악화된 수익성이 향후 12∼24개월 안에 크게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 뉴스1


현대차의 2018년 3분기 매출액은 24조 4,337억원(자동차 18조 6,246억원, 금융 및 기타 5조 8,091억원), 영업이익은 2,889억원, 당기순익은 3,06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6%나 감소했고, 또 당초 8천억원대로 예상됐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벗어났다. 말 그대로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기아차 역시 당초 예상보다 2천억원 적은 1,100억원대의 영업이익(1,173억원)을 기록(2018년 3분기 매출액 14조 743억원, 경상이익 3,163억원, 당기순이익 2,978억원)했다.


이는 통상 임금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2016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4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수익성 악화는 미국에서 발생한 리콜 비용과 신흥국 통화 약세 등 외부 요인과 고객 예방 안전을 위한 품질 활동과 관련된 일시적 비용을 3분기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S&P는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이 향후 12∼24개월간 정체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10조원이 넘는 순현금 보유를 바탕으로 신용지표는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는 전망했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영업 실적 향후 1~2년간 둔화할 것"


현대·기아차와 함께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주요 고객사인 만큼 영업 실적이 향후 1~2년간 둔화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한 글로벌 신용 평가사들은 환율·무역 분쟁을 비롯한 거시 변동성 확대, 품질 관련 비용 발생, 환경 규제 강화, 노사 대립을 실적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해묵은 갈등이라고 할 수 있는 노사 대립은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 상황이 어려운데도 '총파업'을 하겠다며 회사 측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광주형 일자리는 정경유착으로 인한 경영 실패를 초래할 것"이라며 "현대차가 투자에 참여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겠다. 이로 인한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정부와 광주시, 현대차가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회사가 실적 악화와 경영 위기를 강조하면서도 광주형 일자리 협약을 추진한다면 단체 협약의 용역 전환과 공장 이전 위반으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리더십' 흔들리는 것 아니냐


현재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평가와 기류가 모두 좋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현대·기아차의 미래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동시에 정 부회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정 부회장의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업계에서도 정 부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 부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해야 주주들과 국민들의 신임을 얻을 것이며,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정 부회장의 리더십은 더 흔들리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 뉴스1


한편 국내 한국 신용 평가사 역시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 등급을 재평가하고 있다.


한국 기업 평가는 현대차(AAA)와 기아차(AA+) 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고 한국 신용 평가도 기존 전망(포워드룩킹)을 재점검해 신용 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